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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언어로 다시 읽는 자연과 마음, 『그런 나무가 있대』 출간(최영미·최복연, 글상걸상)

제주의 감각과 삶을 담은 어린이 동시집

장세환2026년 4월 7일 오전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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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한국사.jpg출판사 제공

빠르게 읽고 소비하는 시대, 한 줄의 문장을 천천히 따라가는 경험은 점점 낯설어지고 있다. 『그런 나무가 있대』는 그 흐름과 반대로 서 있는 동시집이다.

이 책은 제주에서 살아온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꽃과 바람, 바다와 숲 같은 자연의 장면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설명보다는 감각에 기대어, 짧은 문장 속에 장면과 정서를 담아낸다.

특히 제주어와 지역의 삶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점이 눈에 띈다. 지역성을 단순한 배경으로 소비하지 않고, 언어와 기억의 층위로 끌어올리며 오늘의 독자와 연결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이 동시집은 ‘잘 쓴 문장’을 보여주기보다, 말을 기다리는 태도에 가까운 시선을 취한다. 시는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장면이 말을 걸어올 때까지 머무는 과정이라는 인식이 작품 전반에 흐른다.

읽기의 방식 또한 다르게 제안한다. 시를 이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잠시 시인의 감각을 빌려 체험하는 과정으로 제시한다. 이는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독자에게도 낯설지만 의미 있는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화려한 메시지를 앞세우기보다 작은 감각을 오래 붙드는 책.
이 동시집은 읽는 속도를 늦추는 순간, 비로소 제 역할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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