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치도록 억울한 죽음인가. 세 사람의 대답이 모두 '그렇다'면 삼각김밥처리반이 움직인다. 낮에는 전국에 납품하는 삼각김밥 공장을 운영하고, 밤이 되면 법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도덕적으로는 외면할 수 없는 죽음 앞으로 조용히 향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 한국추리문학 신예상과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하고 예스24가 선정한 「대한민국을 빛낼 젊은 작가 24인」에 이름을 올린 손선영이 한국콘텐츠진흥원 기획보증 추천 시나리오를 원작으로 장편소설 『삼각김밥처리반』을 펴냈다.
마흔아홉 살의 리더 불볶, 법과 전략을 담당하는 서른일곱 살의 전비, 스트리트 댄서를 꿈꾸는 스물다섯 살의 행동대장 참마. 불닭볶음, 전주비빔, 참치마요 삼각김밥에서 이름을 가져온 세 사람은 나이도 성격도 다르지만 가족보다 끈끈한 팀을 이룬다. 이들의 기준은 단 하나다. 세 사람 모두 억울하다고 판단한 죽음에만 개입한다. 법의 바깥으로 밀려난 사람들을 돕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들 역시 정의와 범죄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어느 날 망해가는 신도시의 편의점에서 한 남자가 기묘한 죽음을 맞는다. 편의점 사장은 자신이 죽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모든 정황은 그를 살인범으로 가리키고, 의뢰를 받은 삼각김밥처리반은 현장을 정리하고 죽음의 흔적을 감추려 한다. 그러나 사라진 남자를 추적하는 형사와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들이 세 사람의 주변을 좁혀오기 시작한다. 평범한 삼각김밥 공장은 거대한 범죄의 무대로 변하고, 처리반이 감춰온 과거와 각자의 상처도 하나씩 드러난다.
책의 가장 큰 힘은 세 캐릭터에 있다. 이들은 완벽한 영웅도, 냉혹한 전문 해결사도 아니다. 삼각김밥 하나를 놓고 다투고, 서로에게 거침없이 막말을 하며, 자신에게 쓸 돈은 아까워하면서도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는 주저하지 않는다. 시체와 살인, 음모를 다루면서도 시종일관 유쾌한 것은 이 거칠고 엉뚱한 세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관계가 블랙코미디 특유의 리듬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 웃음의 이면에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 실패한 자영업자, 끝없는 개발과 몰락을 반복하는 도시, 미래를 확신할 수 없는 청년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처들. 소설의 배경인 '고영시'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성장과 부흥을 약속받고도 끊임없이 버려지는 오늘날 한국의 축소판이다. 현장 활동가이자 노동운동가로서 피해자의 목소리에 주목해온 손선영은 타자화된 피해자의 이야기를 범죄소설 특유의 문법으로 풀어내며, 팔리지 못한 삼각김밥처럼 어딘가에 남겨졌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조용히 말을 건넨다. 인생에는 유통기한이 없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