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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하루의 빛과 바람을 담다, 『푸른 길 따라서』(임희선, 마음시회)

사랑과 기다림, 이별과 그리움 ― 흔들리는 삶 위에 놓인 따뜻한 시의 언어

장세환2026년 9월 8일 오후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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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길 따라서.jpg출판사 제공

임희선 시인의 첫 시집 『푸른 길 따라서』가 마음시회 마음시 시인선 20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이 시집은 화려한 사건이나 거대한 서사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하는 평범한 순간들을 오래 바라보며 그 속에 깃든 사랑과 기다림, 이별과 그리움, 그리고 다시 살아갈 힘을 시의 언어로 담아냈다.

책은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 「살아가는 이유」에서는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기다림을 노래한다. 「기다리는 마음」은 어두운 골목을 밝히는 가로등처럼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을 그리며, 「나팔꽃」은 매일 같은 자리에서 피고 지는 꽃을 통해 변하지 않는 마음을 발견한다. 햇살, 바람, 꽃, 커피, 창가 같은 익숙한 사물들이 시인의 언어 속에서 사랑과 추억의 매개가 된다.

제2장 「하늘 편지」에서는 보다 깊어진 그리움과 사랑의 정서가 펼쳐진다. 「푸른 길 따라서」라는 작품은 제목처럼 어둠 뒤에 다가오는 빛과 작은 미소, 기대어 선 푸른 손들을 노래하며, 혼자 걷는 길도 누군가의 온기와 마음이 더해지면 숲이 되고 노래가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제3장 「햇살로 드리는 기도」에서는 사랑의 감정이 삶을 견디는 힘과 기도로 확장된다. 「인생 길」은 삶을 광야에 비유하면서도 끝까지 지켜내고 싶은 자신의 길을 이야기하고, 「모과 같은 시간」은 떫은맛을 지나야 남는 향기를 통해 인생의 시간을 은유한다. 마지막 작품 「햇살로 드리는 기도」는 시집 전체의 정서를 압축하며, 한 사람을 위한 마음 하나가 햇살처럼 조용히 번져가는 순간을 담아낸다.

제4장 「지울 수 없는 이름 하나」에서는 이별과 그리움이 짙게 드러난다. 「빗물 편지」, 「너의 향기」, 「잠 못 이루는 밤」, 「너의 빈방」 등은 떠난 사람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그리움을 억지로 지우지 않고 품어내는 태도를 보여준다. 이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의미로 이어지고, 기억은 다시 시가 된다.

임희선 시인은 경기 여주 출신으로, 서정문학 신인상과 서정문학상 대상을 비롯해 여러 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한 줄의 문장이 위로가 되어 독자의 마음에 가닿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푸른 길 따라서』는 독자에게 거창한 해답을 건네지 않는다. 대신 지친 날에는 햇살처럼, 외로운 날에는 바람처럼, 그리운 날에는 오래된 편지처럼 곁에 앉아 조용히 위로를 건넨다.

이 시집은 흔들리는 삶의 길 위에서 다시 내일을 바라보게 하는 따뜻한 동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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