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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고 말해주는 순간의 기쁨, 『맛있다고 말해주니까 신이 난다』(이선애, 책책)

엄마와의 기억, 음식과 삶을 엮어낸 유쾌한 요리 에세이

장세환2026년 9월 8일 오후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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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고 말해주니까 신이 난다.jpg출판사 제공

요리 연구가 이선애의 음식 에세이 『맛있다고 말해주니까 신이 난다』가 출간됐다. 저자는 30여 년간 한국 전통 반가 요리와 중국·일본·서양 요리를 두루 섭렵하며 강의, 칼럼, 전시, 출판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책은 그가 엄마와 함께한 일상, 음식과 얽힌 추억, 그리고 요리를 통해 나눈 사랑을 담아낸 산문집이다.

책의 시작은 백수를 넘긴 엄마와 함께한 ‘백수잔치’에서 비롯된다. 저자는 매달 두 번째 토요일마다 엄마 집에서 하루를 머물며 글을 쓰고, 그날 차린 식사와 모녀의 대화, 감정을 기록했다. 그렇게 모인 1년 치 글을 토대로 엄마의 2주기를 맞아 본격적으로 정리해 총 30편의 에피소드로 엮었다.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좋은 재료를 만났을 때의 설렘이다. 감자, 닭고기, 민어 등 재료에 얽힌 이야기는 단순한 요리법을 넘어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두 번째는 주방을 놀이터 삼아 즐겁게 요리하는 순간들이다. 건오징어튀김, 오뎅나베, 카레돈가스 같은 일상 요리가 기다림과 정성 속에서 빛을 발한다. 세 번째는 음식과 함께한 사랑의 기억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추억, 칭다오에서의 열정, 곤지암에서의 쉼, 도시락에 담긴 배려와 애정이 펼쳐진다. 네 번째는 백세 엄마와 함께한 날들의 기록이다. 숯불에 구운 납작불고기, 엄마의 보물창고에서 찾은 북어구이 같은 음식은 추억과 현재를 이어준다.

책속에는 “집에 감자나 양파가 달랑 한 개 남아 있으면 병적인 불안감이 스멀거린다”라는 고백처럼 음식에 대한 집착과 애정이 솔직하게 드러난다. 또 “민어 뱃살 몇 점을 셰프의 특권으로 와인과 함께 먹어 치운다”는 대목에서는 요리하는 사람만의 즐거움이 묻어난다. 도시락을 싸서 지인들에게 건네며 “그들의 감사 표현 덕분에 다시 도시락을 싸는 열정이 지속된다”는 이야기는 음식이 단순한 끼니가 아니라 관계와 에너지의 원천임을 보여준다.

책 후반부에는 ‘RECIPE: 맛있다고 말해줘서 기분 좋은 음식들’이 수록되어 있다. 닭개장, 콩비지찌개, 무조림, 카레돈가스, 연어구이, 도시락, 납작불고기 등 책 속에 등장한 음식들의 레시피와 사진이 정리되어 있어 독자가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추천사에서 조후종 전 명지대 교수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삶과 사람, 기억과 문화를 품는 깊은 철학”이라고 평했고, 한국음식연구가 장선용은 “요리하는 태도와 재료 선택, 음식을 먹는 태도 모두가 배울 점”이라고 강조했다.

『맛있다고 말해주니까 신이 난다』는 음식과 삶을 엮어낸 따뜻한 기록이다. 누군가에게 “맛있다”는 말을 들을 때 느끼는 기쁨, 그 순간을 위해 요리를 하고 나누는 즐거움이 책 전반에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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