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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리에서 피어난 작은 꽃의 시선, 『애기똥풀』 (송석인, 열린동해)
송석인 시인의 『애기똥풀』은 자연과 계절, 가족과 그리움, 삶을 긍정하는 마음을 낮고 평범한 자리에서 길어 올린 시집이다.

출판사 제공
열린동해가 송석인 시인의 시집 『애기똥풀』을 출간했다. 애기똥풀은 들길과 둔덕, 담장 아래 소리 없이 피어나는 작은 꽃이다. 이 시집 역시 크고 화려한 풍경보다 삶의 가장 낮고 평범한 자리에서 시를 길어 올린다. 자연의 변화, 가족에 대한 사랑, 지나간 시간에 대한 그리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정이 작품 전반에 놓인다.
제목부터 시집의 태도를 보여준다. 애기똥풀은 눈에 띄지 않아도 스스로 피어나는 꽃이다. 시인은 그 작은 꽃의 자리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시 전문이 제공되지는 않았지만, 책소개와 목차에는 작고 가까운 것들을 향한 시선이 촘촘히 드러난다. ‘배롱나무 소녀’, ‘행운 나무꽃’, ‘비의 모양’, ‘바람꽃’, ‘잠자리’, ‘반딧불이’ 같은 제목들은 자연을 관찰하는 눈이 곧 삶을 읽는 눈이 됨을 보여준다.
1부 ‘애기똥풀’은 계절과 꽃, 가족과 시간이 교차하는 자리다. ‘아버지와 소나무’는 가족의 기억과 나무의 굳건함을 연결하고, ‘세월 잡기’는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을 향한 인간의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칠십이 뉘 나이’는 나이를 숫자로만 보지 않고 삶의 체온과 유머로 받아들이는 시인의 태도를 짐작하게 한다.
2부 ‘명자꽃’과 3부 ‘청포도 편지’는 꽃과 사람, 사소한 사물의 이름들이 이어진다. ‘누워야 보이는 것’은 시집의 중요한 태도를 압축한다. 우리는 서 있을 때 보지 못하는 것을 낮아졌을 때 비로소 본다. ‘사랑은 봄’, ‘긍정의 힘’, ‘꽃보다 당신’, ‘용서’, ‘안부’ 같은 제목은 시가 삶의 무게를 견디는 다정한 말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부 ‘월류봉’과 5부 ‘석이’는 자연의 이름과 생활의 감각을 더 넓게 펼친다. ‘동강, 할미꽃’, ‘강아지풀’, ‘통도사 홍매화’, ‘꽃다지’는 장소와 식물의 이름이 시의 뿌리가 되는 장면들이다. ‘전기차’, ‘부실 공사’, ‘시간은 언제나 내편’ 같은 제목은 시인의 관심이 전통적인 자연 서정에만 머물지 않고 일상의 변화와 위트로 확장됨을 보여준다.
송석인 시인은 2021년 『열린동해문학』 시 부문으로 등단했고, 신인문학상, 작가문학상 금상, 장원급제 대과금상,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2025년에는 대한민국문화교육대상을 받았다. 『애기똥풀』은 낮고 소외된 곳을 향하는 시선과 삶을 긍정하는 언어가 만나는 시집이다. 작은 꽃의 이름을 빌려, 시인은 오래 버틴 사람들의 마음에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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