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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언어로 마음의 결을 적어내다, 『꽃처럼, 그렇게』 출간 (조경미, 나무와바다)
일기처럼 써 내려온 삶의 기록을 4부 65편의 시로 엮은 첫 시집
출판사 제공
하루를 적는 일은 때로 일기가 되고, 때로는 시가 된다. 『꽃처럼, 그렇게』는 그렇게 쌓인 개인의 기록이 한 권의 시집으로 묶인 경우다. 이 책은 조경미 시인이 일상의 언어로 써 내려온 문장들을 시의 형식으로 정리한 첫 시집이다.
시집은 총 4부 6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의 축은 분명하다. 마음에서 출발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관계 속에 남은 온기를 지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흐름이다. 각 부는 ‘마음이 쓰는 언어’, ‘나라는 사람’, ‘사람이 남긴 온기’, ‘내 마음의 고향’이라는 제목으로 구분된다.
1부에서는 계절과 일상, 감정의 미세한 변화가 중심에 놓인다. 지나온 하루를 돌아보는 짧은 사유, 마음이 잘 전달되지 않았을 때의 거리감, 시간이 가져온 감각들이 담담한 어조로 이어진다. 시는 사건보다 감정의 결을 먼저 붙든다.
2부에서는 시선이 화자 자신을 향한다. 나이에 대한 인식, 걸어온 방향, 느려진 속도에 대한 수용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자기 성찰은 분석보다는 인정의 언어에 가깝다. ‘부족함’이나 ‘실수’는 수정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온 일부로 제시된다.
3부는 관계의 기록이다. 가족, 지인,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시의 중심을 이룬다. 호칭과 말투, 일상적인 장면을 통해 드러나는 온기가 시의 주요 소재로 작동한다. 관계는 이상화되지 않고, 남겨진 감정의 흔적으로 다뤄진다.
4부에서는 시선이 고향과 가족으로 이동한다. 어머니와 아버지, 아이들, 떠난 이들에 대한 기억이 이어지며, 개인의 역사가 생활 언어로 정리된다. 일부 시편에서는 신앙의 언어가 등장하지만, 교리보다는 생활의 일부로 배치된다.
『꽃처럼, 그렇게』의 시는 복잡한 비유나 난해한 이미지보다 이해 가능한 문장을 선택한다. 제목처럼 꽃은 중심적 상징이지만 장식으로 사용되기보다는,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존재로서 반복된다. 시집의 구조와도 맞닿는 지점이다.
표제작 「어느 결에 보아도」는 이러한 시선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꽃을 위에서, 아래에서, 옆에서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를 통해, 사람 역시 하나의 관점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판단보다 관찰에 가까운 태도다.
이 시집은 문단을 넘어온 언어가 시의 형식으로 정리된 결과물에 가깝다. 일기, 수필에 가까운 문장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으나, 그 선택이 이 책의 성격을 규정한다. 삶을 미화하거나 고양하기보다는, 지나온 흔적을 정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꽃처럼, 그렇게』는 시 창작을 통한 선언보다는 기록에 가깝다. 하루하루 남긴 문장이 어느 시점에서 시의 형식을 갖추게 되었고, 그 결과가 한 권의 시집으로 묶였다. 화려함보다는 지속성에 무게를 둔 첫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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