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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 사이에 남겨둔 편지, 『오늘내일하는 사이』 (임봉근·임다운, 안온북스)
할머니와 손녀가 주고받은 기록 속에서 드러나는 시간과 관계의 거리
출판사 제공
“할머니가 외로워 죽지 않기를 바라면서.”
편지는 도착하지 않았고, 대신 쌓여 있었다. 『오늘내일하는 사이』는 그 쌓인 시간에서 시작된다.
손녀 임다운은 할머니에게 편지를 써달라고 부탁한다. 우체통까지 걸어가 넣어달라고 했지만, 그 거리는 멀었다. 대신 할머니 임봉근은 매일 편지를 써 접어두고 기다린다. 보내지 못한 글이 쌓이면서, 관계는 끊어지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이어진다.
글은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할머니의 문장은 생활에 가까이 붙어 있다. “화단 물 주기, 잡초 제거…”로 이어지는 일상의 목록은 설명 없이 놓이지만, 그 자체로 하루의 리듬을 만든다. 그 옆에서 손녀는 “나이 들어도 섹시한 할머니” 같은 상상을 이야기하며, 현실과 기대 사이의 간격을 드러낸다.
관계는 이상화되지 않는다. “넌 내가 아니잖아”라는 말이 다른 책에서 등장하듯, 이 책에서도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이 반복된다. 대신 그 사이를 오가는 말과 기억이 이어진다. 할머니가 손녀의 코를 집으며 “쫌보 코여”라고 말하던 장면처럼, 구체적인 기억이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남는다.
노년의 시간도 하나의 상태로 제시된다. “늙으면 독보를 즐겨라”라는 문장은 조언이라기보다, 이미 지나온 시간의 태도에 가깝다. 혼자 걷고, 혼자 밥 먹고, 풀과 이야기하는 하루가 이어진다.
마지막에 남는 문장은 짧다. “사랑한다 너희들. 할머니가.”
보내지 못한 편지들이, 결국은 도착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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