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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말들이 숲이 되는 순간, 『그런 나무가 있대』 출간(최영미·최복연, 글상걸상)
제주의 바람과 아이들의 감각을 담은 동시집
출판사 제공
아이들은 언제부터 자연을 ‘설명’으로 배우게 됐을까. 『그런 나무가 있대』는 그 질문에서 한 발 물러나, 다시 ‘듣고 느끼는 언어’로 돌아간다.
이 책은 꽃과 바람, 바다와 숲처럼 제주가 품고 있는 감각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풀어낸 동시집이다. 짧은 문장 속에 담긴 장면들은 설명보다 먼저 감각으로 다가온다. 바람이 스치는 소리, 물결이 부딪히는 리듬, 아이들의 웃음이 햇살처럼 번지는 순간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작품 곳곳에는 제주어와 지역의 삶이 스며 있다.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살아 있는 언어와 기억으로서 지역성이 작동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자연을 소재로 한 동시를 넘어, 지역의 감각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불러내는 시도로 읽힌다.
이 동시집은 꾸미기보다 기다림에 가까운 태도를 택한다. 시는 말을 만들어내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장면이 말을 걸어올 때까지 머무는 과정에 가깝다. 그래서 문장은 짧지만, 그 사이의 여백은 길게 남는다.
읽는 방식 또한 독특하다. 동시는 단순히 이해하는 글이 아니라, 잠시 시인의 마음을 빌려 입어보는 경험으로 제시된다. 낯설고 어려운 구절조차도 의미를 찾기보다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시는 독자 안에서 다시 살아난다.
이 책은 세상을 바꾸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작은 언어 하나, 짧은 시 한 편이 누군가의 감각을 흔들 수 있다고 믿는다.
말이 자라 숲이 되는 자리에서,
아이들은 다시 세상을 ‘읽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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