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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밀어내는 말의 온도, 『사람아, 너는 봄의 고향이다』 (양광모, 푸른길)

짧은 시로 건네는 삶의 숨 고르기

장세환2026년 4월 2일 오후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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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아 너는 봄의 고향이다.jpg출판사 제공

“겨울이 끝나야 봄이 찾아오는 게 아니라
봄이 시작되어야 겨울이 물러가는 거란다”

양광모 시인의 신작 시집 『사람아, 너는 봄의 고향이다』는 이 한 문장에서 출발한다. 계절을 설명하는 문장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건네는 문장이다.

이번 시집은 ‘짧은 시’만을 엄선해 묶었다. 길지 않은 문장들로 이루어졌지만, 시가 멈추는 지점은 읽는 순간이 아니라 읽은 뒤다. 시인은 설명을 덜어내고 여백을 남긴다. 그 여백은 독자의 기억과 감정으로 채워진다.

“그리운 것들은
늘 입이 무겁다
그립지 않은 것들도
곧 그리워질 것이라 한다”

이처럼 시는 크지 않은 언어로도 충분히 깊게 닿는다. 사랑과 그리움, 삶의 무게 같은 익숙한 감정들이 짧은 문장 안에서 다시 살아난다. 읽는 속도는 빠르지만, 머무는 시간은 길어진다.

시집의 흐름은 사계절처럼 이어진다. 봄과 사랑, 그리고 기다림과 상실로 이어지는 구성 속에서 시인은 삶을 특정한 결론으로 몰아가지 않는다. 대신 순간을 붙잡고, 그 순간을 바라보는 마음을 남긴다.

“별을 따려 애쓰지 말 것
지금 지구라는
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결국 이 시집은 무엇을 가르치기보다, 잠시 멈추게 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짧은 문장 하나로 호흡을 늦추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길지 않은 시들이 모여, 오래 남는 계절 하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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