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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음을 언어로 되돌리다 『어떤 날을 되돌리면 그날이 와』(김미사, 시인동네)

삶의 부조리와 타자의 목소리를 시로 형상화한 첫 시집

장세환2026년 8월 19일 오후 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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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을 되돌리면 그날이 와.jpg출판사 제공

2023년 《문예바다》로 등단한 김미사 시인의 첫 시집 『어떤 날을 되돌리면 그날이 와』가 시인동네 시인선 282번째 권으로 출간됐다. 충남 서산 출신의 김미사는 2026년 대전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수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시집은 삶의 다양한 양태를 소재로 삼아, 부조리한 세계와 타자의 목소리를 언어로 형상화한 작품집이다.

시집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신문」, 「틈의 틈」, 「도라지 미용실」, 「아보카도」 등 일상과 사회적 현실을 교차시키며 세계의 균열을 드러낸다. 2부에서는 「부엉이」, 「몸의 집」, 「막차」 등에서 개인적 기억과 도시적 풍경을 엮어내며, 3부에서는 「곰 한 마리」, 「봄을 조문하다」, 「사유원」 등을 통해 고독과 사유의 확장을 탐구한다.

대표작 「아보카도」에서 시인은 이렇게 쓴다.

“어떤 날을 되돌리면 그날이 와 / 떠나온 곳을 기억할까요” 첫 마음은 단단한 씨앗 속에 묻혀 있다는 구절은, 미성숙과 과숙을 오가는 인간의 삶을 은유하며,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속에서도 기억과 마음의 본질을 붙잡으려는 시인의 태도를 보여준다.

또한 「초판」에서는 오래된 시집 속 첫사랑의 기억을 불러내며, “첫사랑은 제목을 붙일 수 없는 연두의 기억”이라고 말한다. 개인적 경험과 언어의 파쇄가 교차하는 순간, 시인은 사라진 것들을 다시 불러내는 시적 행위를 통해 독자에게 위로와 공감을 건넨다.

문학평론가 이병국은 해설에서 김미사의 시를 ‘플래니모’에 비유한다. 항성도 없이 은하의 중심을 기점으로 홀로 떠도는 행성처럼, 시인의 고독은 단순한 고립이 아니라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조건이라는 것이다. 그는 “김미사 시인의 시는 자기 고독을 전유해 타자의 고독과 맞물린다”고 평하며, 문학이 여전히 타자화된 존재와의 연대를 가능케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어떤 날을 되돌리면 그날이 와』는 언어의 파쇄와 기억의 되돌림을 통해, 개인적 체험을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하는 시집이다. 김미사는 “이제는 길을 잃고 헤매지 않아도 되겠다. 닿지 않는 시를 향해 첫걸음을 딛는다”라고 말하며, 첫 시집을 통해 시인으로서의 길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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