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영미 시인의 신작 시집 『선물』이 한국문연에서 출간됐다. 2026년 8월 5일 출간된 이 책은 144쪽 분량으로, 시인이 삶의 가장 작은 구석에서 발견한 기적적인 파문을 담아낸다. 정가 13,000원, 판매가 11,700원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복영미의 시 세계에 발을 들이는 순간, 독자는 거대 서사가 아닌 가장 사소하고 미세한 풍경에서 시작되는 파문과 마주한다. 시인이란 무엇인가. 모두가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풍경 앞에 발걸음을 멈추고, 존재의 기척을 잃어가는 것들에 시선을 두는 자다. 복영미의 시는 작고 미세한 것들에 머물며 조용한 파문을 일으키고, 그 파문은 단순한 정서적 공명을 넘어 죽어가는 존재를 되살리는 ‘신화적 숨결’로 격상된다.
그의 시선은 타인의 괴로움과 슬픔을 외면하지 않는다. 이웃, 이방인, 장애인, 거주증 없는 가난한 존재들까지 그의 시선은 닿는다. 연민과 연대의 시가 자칫 신파적 눅진함으로 흐르기 쉽지만, 복영미는 감정의 과잉을 철저히 제어하며 일상의 구체성을 유지한다. 슬픔의 무게를 교묘하게 안배하고 눅진함을 덜어내어 섬세하고 가벼운 필치로 독자에게 건네는 배려의 미학을 보여준다.
책 속의 시들은 그 방향을 잘 보여준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낙화하기 때문이고 / 사람이 아름다운 것은 저물기 때문이리”라는 구절은 삶의 덧없음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을 압축한다. ‘토요일 아침’에서는 한국 슈퍼마켓에서 만난 외국인 자매의 손목을 꼭 잡은 모습이, ‘거주증 없는’에서는 가난한 사람들과 비둘기의 공존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추천글에서 시인 김이듬은 “복영미 시인은 삶의 척박한 아스팔트 위에서도, 뉴욕 훌러싱의 차가운 보도블록 위에서도 언제나 생명의 숨을 쉬며 걸어왔다”고 평하며, 『선물』을 통해 독자가 시인이 도달한 최고의 자율성과 자유, 그리고 생명을 향한 사랑의 연대기를 목도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복영미는 울산 출생으로, 2002년 『한국문학평론』으로 등단했다. 『우주의 젖이 돈다』에 이어 두 번째 시집 『선물』을 통해 그는 다시금 독자에게 삶과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 2010년 재외동포문학상 시 부문 대상을 수상한 그는 현재 한국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시를 지으며 가난하지 않아서 좋다. 끝내지 못한 시가 비상금처럼 주머니 속에서 바스락거릴 때.” 2026년 7월 뉴욕에서 밝힌 그의 말은 이번 시집의 정서를 잘 압축한다. 『선물』은 삶의 가장 작은 틈에서 발견되는 기적을 담아내며, 독자에게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