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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하루를 조금 다르게 흔드는 공간, 『일요일의 놀이공원』 (아오야마 미치코, 문예춘추사)
낡은 놀이공원 ‘구루구루메’에서 이어지는 여덟 편의 다정한 이야기
출판사 제공
누군가는 오래된 놀이공원을 지나치며 “이제는 다 낡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장소는 화려함이 사라진 뒤에도 사람을 붙잡는다. 『일요일의 놀이공원』은 그렇게 오래 남아 있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문예춘추사에서 출간된 『일요일의 놀이공원』은 일본 작가 아오야마 미치코의 연작소설이다. 작품의 배경은 지역 사람들에게 오래전부터 ‘구루구루메’라고 불려 온 작은 놀이공원이다. 회전목마와 푸드코트, 롤러코스터와 관람차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이곳에서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인물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사람, 상처를 오래 품고 살아가는 사람, 용기를 잃은 사람들은 놀이공원을 스쳐 지나며 조금씩 달라진다. 거대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신 평범한 하루 안에서 마음의 방향이 아주 조금 움직이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작품은 총 여덟 편으로 구성됐다. 각 이야기는 놀이공원의 특정 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지며, 등장인물들이 서로의 장면을 스쳐 지나가듯 연결된다. 독자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하나의 놀이공원이 아니라 하나의 작은 세계를 천천히 들여다보게 된다.
아오야마 미치코 특유의 따뜻한 시선도 이번 작품에 그대로 담겼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월요일의 말차 카페』 등을 통해 일상의 작은 위로를 그려 온 작가는 이번에도 거창한 위로나 극적인 반전을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누군가의 표정 하나, 망설임 하나 같은 사소한 감정을 오래 바라본다.
이번 책에는 미니어처 아티스트 타나카 타츠야의 사진 작업도 함께 실렸다. 숟가락과 포크, 아이스크림, 사탕 같은 일상 사물을 놀이공원 풍경처럼 재구성한 이미지들은 소설 속 공간에 또 다른 감각을 더한다. 현실과 환상이 살짝 겹쳐지는 분위기도 이 작품의 특징이다.
놀이공원은 원래 잠깐 웃고 돌아가는 장소에 가깝다. 그런데 구루구루메에 들어선 사람들은 이상하게 조금 더 오래 머물게 된다. 누군가는 그 안에서 잊고 있던 마음 하나를 다시 발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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