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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시간, 고요한 아침으로 돌아오다, 『오래된 아침』 (안준철, 푸른사상)

연둣빛 생의 기록으로 풀어낸 관조와 성찰의 시 세계

장세환2026년 4월 20일 오후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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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아침.jpg출판사 제공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시간’을 놓친 채 살아간다. 그런 가운데 한 시인이 오랜 시간 쌓아온 사유를 천천히 꺼내 보인다. 안준철 시인의 신작 시집 『오래된 아침』이 출간되며, 고요한 시선으로 삶을 되짚는 언어들이 독자 앞에 놓였다.

이번 시집은 ‘푸른사상 시선’ 시리즈의 한 권으로, 시인이 지나온 시간과 그 안에서 길어 올린 감정의 결을 담아낸다. 작품 전반에는 자연과 일상, 그리고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사유가 흐른다. 화려한 수사보다 절제된 언어로 구축된 시편들은 독자에게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시집은 ‘오래된 아침’, ‘연두’, ‘무용에 대하여’ 등 일상의 장면에서 출발한 시들을 통해 시간의 깊이를 탐색한다. 특히 ‘연두’라는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생명의 상징으로 작용한다. 이는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 삶의 순환과 기억의 확장을 드러내는 장치로 읽힌다.

안준철 시인의 시 세계는 소란스럽지 않다. 오히려 조용히 머무르며 사유를 길어 올리는 방식에 가깝다. 정년 이후의 시간, 누구에게도 불리지 않는 하루,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존재의 의미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이러한 태도는 빠른 속도를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오히려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특히 이 시집은 죽음을 종결이 아닌 또 다른 시간의 가능성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삶의 유한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여전히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시인의 시선은 독자에게 조용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지금 어떤 시간을 살고 있는가.

『오래된 아침』은 화려한 사건 없이도 충분히 깊은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은 장면과 감정, 그리고 오래된 기억들이 모여 한 권의 시집을 이루고, 그 안에서 독자는 자신의 시간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바쁜 하루의 틈에서 잠시 멈춰 서고 싶은 이들에게 이 시집은 한 편의 쉼표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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