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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돌아갈 수 없는 방향을 향한다, 『너에게로 가고 싶은 날』 (진순미, 마음쉼)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조용히 시가 되는 자리

장세환2026년 4월 10일 오후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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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로 가고 싶은 날.jpg출판사 제공

진순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너에게로 가고 싶은 날』이 마음쉼시선으로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감정들을 섬세한 언어로 풀어내며, 특히 ‘그리움’이라는 정서를 중심에 두고 삶의 장면들을 조용히 포착한다.

이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장의 풍경, 계절의 변화, 가족과 관계, 나이 들어가는 감정 등 일상의 다양한 순간들을 시로 옮겼다. 복잡한 서사나 장치 없이도 독자가 자신의 경험과 자연스럽게 겹쳐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시 「굴렁쇠」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등장한다.

“흙담집 돌고 돌아
너에게로 가고 싶은 날
논둑길 지나
둥글어진 마음이
먼저 달려가 있다”

이처럼 시집은 특정 사건보다 마음의 흐름을 따라가며, 이미 지나간 시간과 관계를 다시 불러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감정을 과장하기보다 일상의 언어로 담담하게 풀어내는 점에서 독자와의 거리를 좁힌다.

또 다른 시 「저녁」에서는 반복되는 하루의 무게를 이렇게 포착한다.

“통닭을 주문하고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동안
지친 하루도 튀겨져
누런 종이에 싸인다”

이 시집은 특별한 메시지를 강조하기보다, 누구나 겪는 감정의 결을 차분하게 따라가며 시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시를 쓰고 읽는 과정이 곧 감정을 정리하고 견디는 방식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진순미 시인은 시 창작과 강의를 병행하며 활동해 왔으며, 이번 시집에서는 일상과 감정, 시간의 흐름을 보다 깊이 있게 담아냈다. 시인은 “시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고, 함께 나누는 시간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 시집은 일상의 사소한 장면 속에서도 감정의 의미를 발견하려는 독자들에게 조용한 호흡으로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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