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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치유보다 ‘회복’이라는 말을 더 오래 붙잡는다. 『로즈릴리의 사랑』은 바로 그 회복의 시간에 대해 말하는 시집이다.
김경 시인은 ‘로즈릴리’라는 이름 아래 사랑과 마음, 꿈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는다. 이 시집은 특정 사건이나 극적인 서사를 따라가지 않는다. 대신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풍경 속에서 감정이 천천히 움직이고,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책은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을 지나며 사랑과 마음, 그리고 꿈으로 이어진다. 수선화와 장미, 여름 나무와 겨울 꽃 같은 이미지들은 단순한 자연 묘사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들은 상처 이후에도 다시 살아가는 마음의 방식에 대한 은유로 작동한다.
특히 이 시집이 강조하는 것은 ‘완결된 치유’가 아니다. 작가는 무너짐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이어지는 감정, 아직 덜 아문 상태에서 살아가는 시간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 과정 자체가 삶이며, 동시에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조용히 건넨다.
사랑 역시 이 책에서 중요한 축이다. 그러나 사랑은 감정의 절정이 아니라 삶을 지속하게 하는 에너지로 그려진다.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표현되며, 일상의 사소한 순간 속에서 다시 발견된다.
문장은 과장되지 않고 차분하다.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처럼 감정도 절제되어 있으며, 그 안에서 오히려 더 긴 여운을 남긴다. 독자는 이 시집을 통해 스스로의 감정과 천천히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로즈릴리의 사랑』은 위로를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한 가지 태도를 제안한다. 완전히 괜찮아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그리고 그 상태로도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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