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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이해해야 할 시스템이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나를 바꾸는가』 (하지현, 어크로스)
몸과 마음, 그리고 삶의 방향까지 바꾸는 스트레스의 과학과 심리
출판사 제공
우리는 흔히 스트레스를 “없애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익숙한 전제를 뒤집는다. 스트레스는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몸과 마음이 작동하는 하나의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스템을 어떻게 이해하고 다루느냐에 따라 삶의 질은 크게 달라진다.
하지현 교수는 30여 년간 진료실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불안·번아웃·인간관계 갈등의 중심에 늘 ‘스트레스’가 있음을 목격해왔다. 이 책은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스트레스의 본질부터 뇌와 몸의 반응, 심리적 차이, 그리고 실제 대응법까지를 폭넓게 정리한 종합 교양서다.
책은 먼저 “왜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스트레스 반응이 다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어떤 사람은 작은 일에도 크게 흔들리고, 어떤 사람은 큰 사건에도 비교적 담담하다. 이는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인지 방식과 경험, 그리고 뇌의 처리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스트레스가 몸과 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과학적으로 풀어낸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호르몬이 분비되며, 이 상태가 길어질 경우 기억력 저하, 수면 문제, 번아웃으로 이어진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스트레스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적절한 수준의 스트레스는 오히려 집중력과 동기를 높이는 ‘부스터’ 역할을 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스트레스를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현대인의 스트레스는 인간관계, 직장, 사회적 비교, 소셜 미디어 등 복합적인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다. “혼자여서 힘들고, 함께여서 지친다”는 역설은 많은 독자들에게 현실적으로 와닿는다.
후반부에서는 실질적인 대응 전략이 제시된다. 호흡 조절을 통해 자율신경계를 안정시키는 방법, 생각을 되새김질하는 습관을 멈추는 법,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관점 전환 등이다. 특히 중요한 메시지는 이것이다.
스트레스를 없애려 하기보다,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결국 이 책은 스트레스를 설명하는 책이면서 동시에 ‘나 자신을 이해하는 책’이다. 왜 나는 특정 상황에서 유독 힘든지, 왜 어떤 관계가 더 버겁게 느껴지는지, 그 이유를 조금 더 명확하게 보게 만든다.
스트레스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이해하는 순간부터 덜 휘둘리기 시작한다. 이 책은 그 출발점에 놓인 가장 현실적인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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