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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의 마음을 응시하다, 김복희 시집 『생 마음』 출간 (현대문학)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57번째 작품… 인간과 세계의 경계를 다시 묻는 시

최준혁2026년 3월 10일 오전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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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마음.jpg출판사 제공

현대문학의 대표 시리즈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쉰일곱 번째 작품으로 김복희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생 마음』이 출간됐다. 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독특한 언어 감각과 유연한 상상력으로 주목받아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인간과 세계, 마음과 존재의 경계를 다시 탐색한다.

김복희 시인은 전작들에서 인간과 비인간 존재를 함께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따뜻한 연민과 공감을 보여준 바 있다. 『생 마음』에서도 이러한 시선은 이어지지만, 이번에는 보다 깊고 낯선 방향으로 확장된다. 민담과 설화, 민요와 속담 같은 전통적 서사를 시적 장치로 끌어와 현실과 환상, 현재와 과거, 내부와 외부가 교차하는 독특한 공간을 만들어낸다.

시집에는 신작 시 35편과 에세이가 함께 수록됐다. 작품들은 인간이 감내해야 하는 근원적 고독과 생존의 갈망, 소외된 존재의 슬픔을 바라보면서도 그 안에서 서로를 향한 이해와 위로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두더지 땅굴 파듯’, ‘쑥대머리’, ‘가죽을 남김’, ‘까마귀 고기’ 등 시편들은 익숙한 일상의 장면을 낯선 감각으로 뒤집어 보이며 마음의 본질을 들여다본다.

시집의 제목인 ‘생 마음’은 꾸며지지 않은 날것의 마음을 가리킨다. 달콤하거나 정돈된 감정이 아니라, 안과 밖의 경계 없이 드러나는 인간의 내면을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비평가 임유영은 추천 글에서 “껍질과 과육을 분리할 수 없는 마음, 내부와 외부가 나뉘지 않는 마음이 이 시집의 중심에 있다”고 평했다.

1986년 태어난 김복희 시인은 『내가 사랑하는 나의 새 인간』, 『희망은 사랑을 한다』, 『스미기에 좋지』, 『보조 영혼』 등 시집을 발표하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2024년 현대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국 시단에서 주목받는 목소리로 자리 잡았다.

『생 마음』은 삶의 고독과 상처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도, 그 감정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인은 날것의 마음을 통해 인간과 세계를 다시 바라보는 시적 가능성을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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