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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의 푸른빛 아래 남은 모국어, 『시드니 블루』 (유금란, 시산맥사)

유금란의 두 번째 산문집 『시드니 블루』는 이민자의 삶 속에서 언어, 노동, 기억, 감정이 어떻게 지워지지 않고 남는지를 기록한다.

언론출판독서TV2026년 6월 15일 오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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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블루
📖 도서 정보

시드니 블루

저자
유금란
출판사
시산맥사
발행일
2026-06-10
ISBN
9791162437100
정가
14,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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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의 푸른빛 아래 남은 모국어, 『시드니 블루』 (유금란, 시산맥사)출판사 제공

시산맥사가 유금란 수필가의 두 번째 산문집 『시드니 블루』를 출간했다. 이 책은 호주 시드니에 정착한 지 스물여섯 해가 된 작가가 떠나온 땅과 살아가는 땅 사이에서 길어 올린 삶의 기록이다. 단순한 이민 체험담도, 이국의 풍경을 적은 여행기도 아니다. 어느 한쪽에도 완전히 소속되지 못한 사람이 끝내 지우지 못한 언어와 사람, 노동과 기억을 붙잡아낸 산문집이다.

책의 핵심 정서는 제목에 담긴 ‘블루’에서 시작된다. 시드니의 푸른빛은 단지 맑은 하늘이나 바다의 색이 아니다. 낯선 땅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의 감정, 모국어를 잃지 않으려는 집착, 다시 문학 언저리를 맴돌게 만든 그리움의 색이다. 저자의 문장은 꾸미지 않지만 감각적이고 정확하다는 소개처럼, 한 그루 벚나무에서 늙음을 떠올리고 오래된 시집에서 모국어의 숨결을 다시 듣는다.

1부 ‘반반의 영혼’은 책의 정체성을 잘 드러낸다. ‘돈 콜 미 베이비’, ‘반반의 영혼’, ‘잃어버린 성을 찾아’ 같은 제목은 낯선 사회에서 이름과 말, 정체성이 어떻게 흔들리는지 보여준다. 반반이라는 표현은 어중간함이 아니라 두 세계를 동시에 살아내는 감각에 가깝다. 이민자의 삶은 하나를 버리고 다른 하나를 얻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두 언어와 두 시간 사이에서 매일 자신을 다시 확인하는 일이다.

2부 ‘색으로 건너온 시간’은 시드니의 장소와 음식, 풍경을 기억의 색으로 바꾼다. ‘시드니에서 부르는 청산별곡’은 먼 타국에서 모국의 옛 노래를 다시 부르는 장면처럼 읽힌다. ‘빌핀, 초록이 덮지 못한 것’, ‘카우라, 노랑이 덮은 것들’은 색채가 풍경을 덮는 동시에, 그 아래 남아 있는 상처와 기억을 감추지 못한다는 함의를 품는다.

3부 ‘디에스에이 사람들’은 저자의 노동 현장과 사람들을 불러온다. 저자는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는 디에스에이에서 13년째 일하고 있다. ‘리카의 주근깨’, ‘소금 반, 후추 반, 설탕 한 스푼’, ‘에드나에게 바치는 항복 선언’ 같은 제목에는 함께 일하며 마주한 사람들의 구체적인 표정과 관계의 결이 담긴다. 이민자의 삶은 풍경 속에만 있지 않고, 일터의 몸짓과 대화 속에서도 이어진다.

유금란은 미술을 꿈꾸었으나 국문학을 선택했고, 기자 생활 뒤 글쓰기와 결별했다가 2000년 시드니 이주 이후 모국어에 대한 집착으로 다시 문학에 다가갔다. 재외동포문학상, 동주해외신인상, 시산맥시문학상으로 이어진 이력은 이 산문집의 배경이 된다. 『시드니 블루』는 떠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떠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어떻게 한 사람을 계속 쓰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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