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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마다 왜 미역국을 먹을까”, 『나의 첫 번째 미역국』 출간(염혜원, 웅진주니어)

엄마에서 딸로 이어진 한 그릇의 기억… 미역국에 담긴 돌봄과 사랑의 이야기

장세환2026년 5월 18일 오후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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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미역국.jpg출판사 제공

생일날 당연하듯 식탁에 오르던 미역국 한 그릇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는 그림책이 출간됐다. 볼로냐 라가치상과 에즈라 잭 키츠상을 수상하며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염혜원 작가가 신작 『나의 첫 번째 미역국』을 통해 가족과 세대를 잇는 돌봄의 마음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나의 첫 번째 미역국』은 아이의 생일날이면 늘 미역국을 끓여 주는 엄마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케이크보다 먼저 식탁에 놓이는 미역국을 보며 아이는 묻는다. “왜 하필 미역국일까?” 그렇게 시작된 질문은 단순한 음식 이야기를 넘어, 생명을 품고 길러낸 엄마들의 시간과 사랑으로 이어진다.

책은 오래전 바다에서 물질하던 해녀들이 새끼를 낳은 고래가 미역을 먹는 모습을 보고 산모에게 미역국을 끓여 먹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역국이 단순한 생일 음식이 아니라 출산한 이를 보살피고 새 생명의 탄생을 축복하기 위한 음식이었다는 사실을 아이의 시선으로 차분히 풀어낸다.

무엇보다 이 그림책은 세대를 따라 이어지는 여성들의 시간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출산한 딸을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좋은 미역을 구해 오는 엄마의 모습, 새벽부터 정성껏 국을 끓이는 손길은 말보다 깊은 사랑으로 읽힌다. 엄마도, 할머니도, 그 이전의 세대도 모두 같은 국 한 그릇으로 서로를 돌보며 살아왔다는 사실이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염혜원 작가는 이번 작품에 자신의 실제 경험도 녹여냈다. 출산 후 어머니가 한국에서 미국까지 가져온 미역으로 한 달 동안 미역국을 끓여 주었던 기억이 작품의 출발점이 됐다. 작가 개인의 기억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해녀 문화와 전통적 돌봄의 풍경을 만나 더욱 깊고 따뜻한 그림책으로 완성됐다.

특유의 부드럽고 따뜻한 그림 역시 작품의 정서를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잔잔한 바다빛과 식탁 위 온기, 엄마와 아이의 표정이 어우러지며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억 속 생일 풍경을 떠올리게 된다. 어린 독자에게는 가족의 사랑을 배우는 시간이 되고, 어른 독자에게는 오래 잊고 지냈던 돌봄의 기억을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나의 첫 번째 미역국』은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마음의 전통을 이야기한다. 한 그릇의 국에 담긴 사랑과 기다림, 그리고 서로를 살피는 마음이 세대를 건너 오늘의 식탁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조용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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