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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계절 끝에서 건네는 한 송이 위로, 『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 출간(김모리·마담규, 달리)

관계의 상처와 기다림을 정원으로 풀어낸 따뜻한 창작 그림책

장세환2026년 5월 13일 오후 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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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jpg출판사 제공

누군가는 아직 겨울을 지나고 있고, 누군가는 뒤늦게 봄을 발견한다. 김모리 작가와 마담규 작가가 함께한 그림책 『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가 달리에서 출간됐다. 이 작품은 관계의 상처와 외로움, 그리고 다시 마음을 돌보게 되는 시간을 ‘정원’이라는 공간에 담아낸 감성 그림책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시간을 잃어버린 ‘집’이다. 웃음소리로 가득하던 계절이 끝나고 모두가 떠난 뒤, 집은 긴 겨울 속에 홀로 남겨진다. “내가 충분하지 않았던 걸까?” 스스로를 자책하던 집은 텅 빈 마당을 바라보다 직접 정원을 가꾸기 시작한다.

하지만 마음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물을 주고 햇빛을 비춰도 어떤 식물은 시들고, 어떤 식물은 오히려 더 말라간다. 애써 키운 가지를 잘라내야 하는 순간도 찾아온다. 책은 이 과정을 통해 관계 역시 모두 같은 방식으로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을 조용히 들려준다.

작품 속 문장은 상처 입은 마음을 천천히 어루만진다.

“그저 우리의 계절이 다를 뿐, 노력이 부족해서는 아니야.”

또 다른 장면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꽃은 때론 잊고 있던 자리에서 피어나요.”

짧은 문장이지만, 오래 버티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깊은 위로처럼 스며든다.

이 그림책은 실제 정원을 가꾸며 얻은 작가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식물마다 필요한 빛과 물, 거리와 시간이 다르다는 사실을 통해 사람 사이 관계도 똑같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빠르게 마음을 열고, 누군가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작은 싹 하나를 틔운다.

마담규 작가의 그림은 몽환적이면서도 따뜻하다. 시든 잎이 가득한 겨울 정원조차 어둡게만 그리지 않는다. 빛이 스며드는 작은 틈과 조용히 피어나는 꽃의 순간들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상실 속에서도 삶은 계속 자라고 있다는 감각을 전한다.

『우리의 계절이 달라도, 봄을 줄게』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의 마음에도 오래 남는다. 관계에 지쳤던 사람, 애써도 마음이 닿지 않아 외로웠던 사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 속에서 자신을 의심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모든 계절은 지나간다고. 그리고 봄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 우리가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자리에서 조용히 피어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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