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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신의 이름으로 인간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는가, 『신과 국가』 국내 첫 출간(미하일 바쿠닌·김용석 옮김, 미행)
현대 아나키즘 창시자 바쿠닌 대표작… “인간 해방” 향한 급진적 사유 복원
출판사 제공
러시아 혁명가이자 현대 아나키즘의 창시자로 불리는 미하일 바쿠닌의 대표작 『신과 국가』가 국내 처음 번역 출간됐다. 미행에서 펴낸 이번 책은 바쿠닌 사후인 1882년 처음 출간된 유작으로, 국가와 종교 권력에 대한 가장 급진적인 비판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고전이다.
『신과 국가』는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두 축으로 ‘신’과 ‘국가’를 지목한다. 바쿠닌은 초월적 권위가 인간의 자율성과 평등을 가로막는다고 보며, 인간 해방은 권위의 해체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한다. 책은 단순한 무신론 선언을 넘어, 권력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의심하는 정치철학적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특히 바쿠닌의 문장은 지금까지도 가장 과격한 자유 선언으로 자주 인용된다. “신이 존재한다면, 인간은 노예다. 하지만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으며,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므로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대목은 서구 사상사에서 대표적인 무신론적 삼단논법으로 꼽힌다.
책에는 권력과 복종의 구조를 바라보는 바쿠닌 특유의 시선이 강하게 드러난다. 그는 “삶을 창조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이며, 진정한 자유는 민중의 자발적 실천을 통해서만 창조된다”고 말하며, 혁명의 동력을 제도나 국가가 아닌 민중의 실천 속에서 찾는다.
또 다른 인상적인 문장도 등장한다. “그러나 그때 사탄이 등장한다. 그는 영원한 반역자이자 최초의 자유사상가이며, 세계의 해방자다!”라는 구절은 종교적 상징을 전복해 인간 자유의 문제로 끌어오는 바쿠닌 특유의 급진성을 보여준다.
이번 번역본은 본문 외에도 『신과 국가』 판본 해설, 바쿠닌 사상 해제, 연보 등을 함께 실어 독자 이해를 돕는다. 번역은 조르주 페렉과 알베르 카뮈 연구자로 알려진 김용석 한국외대 교수가 맡았다.
1814년 러시아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바쿠닌은 유럽 혁명운동에 뛰어들며 아나키즘의 이론적 기반을 구축한 인물이다. 그는 마르크스와 함께 사회주의 운동에 참여했지만, 국가 권력을 혁명의 수단으로 바라본 마르크스주의와 갈등하며 독자적인 자유지상주의 노선을 구축했다.
출판사는 “오늘날 권위주의와 국가주의가 다시 강해지는 시대 속에서 『신과 국가』는 자유와 권력의 문제를 다시 질문하게 만드는 텍스트”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책은 19세기 혁명 사상을 다루면서도, 현대 사회의 통제와 권력 구조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문제작으로 읽힌다.
『신과 국가』는 단순히 과거 혁명가의 선언문이 아니다. 인간은 왜 권력에 복종하는가, 자유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를 끝까지 밀어붙인 사유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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