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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행성에서 온 편지』 출간(고윤조·권이효·김우다 외, 우주속도)
빛보다 늦게 도착한 마음들, 우주를 떠도는 사랑의 언어
출판사 제공
별과 별 사이를 떠도는 편지들이 한 권의 시집으로 모였다. 우주속도의 시리즈 ‘다시점’ 다섯 번째 책 『어느 행성에서 온 편지』는 12명의 젊은 시인이 함께 참여한 앤솔러지 시집이다. 고윤조, 권이효, 김우다, 랑, 므, 서율, 연아, 유체하, 이목진, 이지구, 정유진, 진주씨가 각자의 언어로 우주와 사랑, 고독과 생존의 감각을 풀어냈다.
시집은 ‘플라네타리움’이라는 도입부를 시작으로 태양, 목성, 해왕성, 유로파 같은 천체 이름을 빌려 서로 다른 존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구성된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지금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외로움과 관계의 감각을 다룬다.
“온 세상이 별 투성인데 왜 내 우주만 빛나지 않을까 했지만 / 밤이 어두운 까닭은 빛이 / 아직 네게 도착하지 않아서다”라는 문장은 이 시집이 품은 정서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닿지 못한 사랑과 늦게 도착하는 마음, 불완전한 존재들의 시간을 우주라는 상상력 안에 풀어낸다.
시집 곳곳에는 멸망과 생존, 사랑과 상실이 교차한다. “사랑을 외치는 일은 / 행성을 돌려주지 않는 블랙홀에 대고 외치는 것과 유사했다”는 구절은 관계의 허무를 담아내고, “우리는 비행선을 타고 낡은 폐교의 복도를 하염없이 질주했다”는 문장은 청춘의 불안과 낭만을 동시에 끌어안는다.
특히 작품들은 단순한 공상 과학 분위기에 머물지 않는다. 기후 위기와 고립, 디지털 시대의 관계 감각, 끝없이 연결되지만 쉽게 외로워지는 세대의 감정까지 함께 포개진다. “자신의 세계가 아니면 전부 외계인인데 / 세계는 일인용”이라는 문장은 오늘의 청년 세대가 느끼는 단절의 감각을 압축한다.
출판사는 “우주 끝에서 접어 보낸 편지 같은 시집”이라며 “각자의 세계를 떠돌던 언어들이 잠시 같은 별자리를 이루는 순간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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