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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라는 서사의 집요한 확장, 『동민 오빠와 꿈꾸는 무지개』(이나연, 솔과학)
자전적 기억과 판타지가 뒤섞이며 ‘운명적 사랑’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고백형 성장 서사
출판사 제공
『동민 오빠와 꿈꾸는 무지개』는 전통적인 의미의 소설이라기보다, 기억과 감정이 거의 가공되지 않은 상태로 밀려 나오는 ‘고백의 기록’에 가깝다. 작품은 태어난 순간부터 유년기, 학창 시절을 거치며 형성된 자아와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는데, 그 중심에는 ‘동민 오빠’라는 단일한 대상이 놓여 있다. 이 인물은 단순한 첫사랑을 넘어, 서사의 방향을 결정짓는 절대적인 축으로 기능한다.
이 작품의 특징은 서사적 완결성보다 감정의 지속성에 있다. 사건은 느슨하게 이어지지만 감정은 끊기지 않는다. 중학교 진학, 친구 관계의 변화, 입시 스트레스, 가족과의 갈등 같은 현실적 경험들이 등장하지만, 그것들은 하나의 목적지로 수렴된다. 결국 모든 기억은 ‘운명의 사랑’이라는 개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배치된다.
문체 역시 이 구조를 그대로 반영한다. 문장은 정제되기보다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서술은 논리보다 감정의 흐름을 따른다. 일기와 독백, 그리고 자기 확신이 뒤섞인 문장은 읽는 이를 서사의 바깥이 아니라 내부로 끌어들인다. 독자는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보다, 화자의 감정 안에서 함께 흔들리게 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가 무너지는 지점이다. 작품 후반부로 갈수록 ‘동민 오빠’와의 관계는 현실적 재회나 감정의 정리로 수렴되지 않는다. 대신 영화, 애니메이션, 신화적 상상력까지 끌어들여 하나의 완결된 세계로 확장된다. 사랑은 더 이상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를 구원하는 힘으로까지 비약한다. 이러한 서술은 현실 인식의 균열로 읽힐 수도 있지만, 동시에 화자가 끝까지 붙잡고자 하는 감정의 절대성을 드러낸다.
이 소설은 객관적 거리나 서사적 균형을 의도적으로 포기한다. 대신 한 개인의 내면이 어떻게 특정 기억과 감정에 의해 조직되는지를 거의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는 이 작품을 ‘잘 짜인 이야기’로 읽기보다, 감정이 서사를 압도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동민 오빠와 꿈꾸는 무지개』는 첫사랑을 회상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첫사랑이라는 감정이 한 인간의 세계를 어떻게 구성하고 지배하는지를 끝까지 밀어붙인 기록이다. 현실과 상상이 뒤섞인 이 서사는 설득보다 확신에 가까운 방식으로 자신을 전개하며, 그 확신 자체를 하나의 문학적 태도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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