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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멈추지 않게 했던 질문들, 『반가사유상, 우리 얘기 좀 해요』 (이봉직, 이든북)
아이의 언어로 풀어낸 철학과 사유의 동시집
출판사 제공
박물관에 놓인 조각상 하나는 오래전부터 같은 자세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턱을 괴고 앉은 채 생각에 잠긴 그 모습은 설명 없이도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지만, 그 의미를 끝까지 붙잡아 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반가사유상, 우리 얘기 좀 해요』는 그 익숙한 장면에서 질문을 꺼내 들었던 작품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 놓인 반가사유상을 바라보며, 아이의 시선으로 던지는 물음들이 시집 전반을 이끌어 갔다. 설명을 덧붙이기보다 질문을 남기는 방식이 중심에 놓였다.
작품 속에서 반복된 것은 ‘묻는 태도’였다. 대상의 의미를 단정하기보다, 그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흐름이 이어졌다.
“반가사유상은
부처가 되려는 사람인가요
사람이 되고 싶은 부처인가요”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존재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하나의 답으로 정리되지 않는 물음이 남았고, 그 여백이 오히려 더 오래 이어졌다.
시집은 이런 방식으로 일상의 언어를 바꾸어 놓았다. 익숙하게 사용하던 단어들이 다른 방향으로 연결되었고, 그 안에서 생각의 결이 달라졌다. 특히 다음과 같은 표현은 직설적이면서도 묘하게 웃음을 남겼다.
“생각만 하다
생각만으로 끝나는 것은
한 덩이 똥보다 못한 거라고”
가볍게 읽히는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행동과 삶에 대한 분명한 시선이 담겨 있었다. 어린 독자에게는 장난처럼 다가왔고, 어른에게는 멈춰 있던 생각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 책은 동시를 통해 철학을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이 독자의 안에서 이어지도록 남겨 두었다. 휴대전화와 인공지능 같은 현대의 대상까지 끌어들이며, 지금의 삶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흐름을 만들었다.
시를 읽는 과정은 단순히 내용을 이해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문장을 따라가다가 어느 지점에서 멈추게 되었고, 그 순간 생각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답을 찾기 위한 읽기가 아니라, 질문을 계속 이어가기 위한 시간이 만들어졌다. 한 편의 시가 끝나도 그 다음 생각이 이어졌고, 그 흐름은 책장을 덮은 뒤에도 쉽게 멈추지 않았다. 익숙했던 사물과 개념들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고, 그 변화는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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