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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마음에서 돌아보는 마음으로 『이 시대 간호사를 위한 오늘 마음』 (박민아·베일리·정일진, 플랜비디자인)

감정 소진의 현장에서 나를 지키는 회복 훈련 안내서

장세환2026년 4월 20일 오후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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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간호사를 위한 오늘 마음.jpg출판사 제공

“오늘도 무사히 버텼다”는 말이 인사가 되어버린 직업군이 있다. 환자를 돌보는 동시에 감정과 관계까지 감당해야 하는 간호사들이다. 『이 시대 간호사를 위한 오늘 마음』은 그 익숙한 한 문장에서 출발해, 버티는 방식이 아닌 회복의 방식을 묻는다.

책은 간호 현장에서 반복되는 감정의 패턴을 구체적으로 짚어낸다. 실수 이후의 자책, 말하지 못한 감정이 쌓이면서 생기는 오해, 관계 속에서 느끼는 피로감까지, 일상의 장면을 통해 감정의 흐름을 따라간다. 중요한 점은 감정을 없애려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그 원인을 이해하는 과정 자체를 하나의 훈련으로 제시한다.

소통 파트에서는 간호 조직 특유의 관계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룬다. 말과 행동 뒤에 숨겨진 의도를 읽어내는 ‘빙산 모델’과 같은 도구를 활용해, 갈등을 단순한 성격 차이가 아니라 구조와 해석의 문제로 풀어낸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 하나가 관계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실제 사례 중심으로 설명한다.

회복 단계에서는 실수와 불안을 다루는 태도가 중심에 놓인다. “다 내 탓이다”라는 자동 반응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고 전환, 반복되는 긴장 속에서도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 그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단위의 실천이 이어진다. 완벽함이 아닌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삼는 접근이 특징이다.

이 책은 거창한 위로 대신, 당장 적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내놓는다. 감정 기록, 표현 연습, 관계 점검, 선택의 기준 세우기까지 이어지는 구성은 하나의 흐름처럼 연결된다. 읽는 데서 끝나는 책이 아니라, 직접 써보고 점검하게 만드는 실천형 안내서에 가깝다.

하루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버텼다’는 말이 아니라 ‘지켜냈다’는 감각이 남는 순간이 있다. 그 변화는 크지 않아도 방향을 바꾼다. 이 책은 그 방향을 조금씩 조정하는 방법을 차분하게 짚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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