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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서 들려온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 『강마을에 묻힌 서사』 (서태수, 북랩)

동물의 눈으로 비춘 삶의 민낯과 관계의 온기

장세환2026년 4월 20일 오후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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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을에 묻힌 서사.jpg출판사 제공

강은 늘 흐르지만, 그 곁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들은 쉽게 기록되지 않는다. 『강마을에 묻힌 서사』는 낙동강 변의 소박한 일상 속에 스며든 수많은 순간들을 끌어올려,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삶의 결을 다시 보여준다.

서태수 작가는 오랜 시간 낙동강을 중심으로 문학 세계를 구축해온 인물이다. 이번 책에서도 그는 화려한 사건이나 극적인 전개 대신, 강마을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의 일상을 천천히 따라간다. 개와 쥐, 뱀 같은 동물들이 등장하지만, 이야기가 향하는 방향은 결국 인간이다.

이 책의 특징은 시선의 전환이다.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동물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순간, 익숙했던 풍경은 낯설게 뒤집힌다. 인간의 욕망과 위선, 관계의 모순이 한층 선명하게 드러난다.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 뒤에는 곧바로 묵직한 질문이 따라붙는다.

문장은 가볍게 흐르지만 여운은 오래 남는다. 강물처럼 이어지는 서사 속에서 독자는 어느 순간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태도와 시선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강마을에 묻힌 서사』는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 곁의 작고 미미한 존재들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또 다른 창을 건넨다. 그리고 그 창을 통해 들여다본 세계는 결국, 우리가 얼마나 서로를 모르고 살아왔는지를 조용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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