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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신학의 언어, 『고난』 (도로테 죌레, 복있는사람)
전쟁과 폭력의 시대를 통과하며 묻는 고통의 의미와 응답
출판사 제공
세상은 여전히 고통으로 가득하다. 전쟁과 폭력, 불의와 침묵이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그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고난』은 이 오래된 질문을 정면으로 끌어올린다.
이 책의 저자 도로테 죌레는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이라는 시대적 비극을 직접 목격하며, 기존의 관념적 신학에 질문을 던진 신학자이자 사상가다. 그는 고통을 개인의 인내나 신의 시험으로 해석하는 태도를 넘어, 사회 구조 속에서 발생하는 불의와 억압을 직시하는 ‘정치신학’을 제시했다.
『고난』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고통을 둘러싼 다양한 층위를 탐구한다. 인간은 왜 고통받는가, 고통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가, 그리고 고통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책은 단순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고통을 둘러싼 질문 자체를 끝까지 밀어붙인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내면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연대의 문제까지 함께 조명한다.
특히 죌레는 고통 앞에서 무감각해지는 사회를 비판한다. 고통을 외면하거나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는 태도는 결국 현실을 유지하는 방식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고난을 ‘참아야 할 것’으로만 여기는 시선 역시 문제로 제기된다. 대신 그는 고통을 인식하고, 그 속에서 타인과 연결되며, 변화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이 책은 신학서이지만 특정 종교에 한정되지 않는다. 고통을 둘러싼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과 그것을 이해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고난을 해석하는 언어, 그리고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말할 수 있는 언어를 찾으려는 시도가 책 전반을 관통한다.
고통을 설명하려는 대신, 그 곁에 서는 태도를 묻는다. 그리고 그 질문은 독자의 자리로 조용히 옮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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