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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의 끝에서 멈춘 질문, 『실리콘밸리에서 도깨비집으로 출근합니다』 (김나미, 웨이블로 북스)
달려온 삶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는 한 사람의 기록
출판사 제공
남들이 부러워하는 커리어를 쌓아도, 마음이 따라오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도깨비집으로 출근합니다』는 그 지점에서 멈춰 선 한 사람의 이야기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15년간 커리어를 이어온 저자가 공황을 계기로 삶의 방향을 다시 묻기 시작한다.
스타벅스 본사, 글로벌 컨설팅 회사, 빅테크 기업까지 이어진 이력은 흔히 성공의 경로로 여겨진다. 그러나 저자는 회사 미팅룸 한쪽에서 무너진다. 타인의 인정으로 쌓아온 삶이 정작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마주한 순간이다.
이 책은 그 이후의 시간을 따라간다. 멈춤, 귀환, 그리고 다시 시작. 서울 삼청동의 한옥으로 돌아온 저자는 더 이상 속도를 기준으로 삶을 재지 않는다. 대신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천천히 탐색한다.
특히 인상적인 지점은 ‘두려움’에 대한 시선이다. 저자는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오히려 두려움이 있는 상태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과정에 주목한다. 이는 단순한 극복 서사를 넘어, 삶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를 보여준다.
문장 역시 솔직하다. “나는 더 이상 체크리스트로 인생을 살지 않기로 한다”는 선언은, 성취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려는 결심을 드러낸다. 빠르게 나아가는 대신, 스스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책 전반을 관통한다.
『실리콘밸리에서 도깨비집으로 출근합니다』는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다. 오히려 그 이면에서 흔들리고, 멈추고, 다시 나아가는 과정을 담아낸 기록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을 때, 이 이야기는 하나의 질문을 건넨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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