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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대신 개념으로 밀어붙인 소설, 『에덴의 방』 (김호운, 도화)

‘소설 속 소설’ 구조로 확장된 존재 탐구, 욕망을 사건이 아닌 개념으로 전환한 장편

최준혁2026년 4월 13일 오후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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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방.jpg출판사 제공

장편소설의 기본은 사건과 인물이다. 『에덴의 방』은 그 익숙한 틀을 의도적으로 벗어난다. 이야기보다 개념이 먼저 움직이고, 서사보다 사유가 전면에 배치된다.

작품은 호세와 운희라는 두 인물의 여정을 중심에 두지만, 이 서사는 곧 다른 층위로 확장된다. ‘소설 속 소설’이라는 이중 구조가 개입되면서 현실과 비현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동시에 열리는 방식이다.

특히 특징적인 부분은 ‘섹스’에 대한 설정이다. 이 작품에서 그것은 사건이 아니라 개념이다. 욕망의 표현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기원을 향해 되돌아가려는 상징적 장치로 작동한다.

서사 전개 역시 일반적인 인과 구조를 따르지 않는다. 죽은 자들이 등장하고, 철학자들이 개념을 던지며, 인물은 사건을 겪기보다 사유의 흐름 속을 통과한다. 플라톤, 니체, 하이데거, 노자, 장자 등 다양한 철학적 요소가 장면 속으로 직접 들어온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읽는 이야기’라기보다 ‘따라가야 하는 구조’에 가까운 형태를 취한다. 개념이 먼저 흐르고, 그 위에 장면이 쌓이며, 인물은 그 흐름을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에덴의 방』은 서사 중심의 장편이라기보다, 존재와 욕망, 탄생과 죽음의 순환을 다루는 실험적 구조의 텍스트로 읽힌다. 익숙한 이야기 방식에서 벗어난 독법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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