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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생애로 읽는 시대의 결, 『말띠 부산 여자가 어때서』 (배유경, 좋은땅)
부산에서 시작된 한 여성의 삶을 따라가며 개인과 사회의 변화를 함께 기록한 에세이
출판사 제공
한 사람의 이야기는 종종 그 시대의 구조를 함께 드러낸다. 『말띠 부산 여자가 어때서』는 개인의 기억을 따라가면서도, 그 배경에 놓인 시간의 흐름을 함께 드러낸다.
책은 부산에서 태어나 성장한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한다.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 “야구 잘하는 누나” 같은 장 제목이 이어지며, 가족과 지역의 기억이 먼저 놓인다. 특정 사건보다 생활의 장면이 중심을 이룬다.
이후 시선은 학교와 사회로 확장된다. 미션스쿨, 학생회 경험, 학교폭력과 인권 문제 등 학창 시절의 경험이 이어지고, 1980년대 대학 생활에서는 사회 불평등과 시대적 분위기를 체감하는 과정이 드러난다. 개인의 선택이 시대의 조건과 맞물리는 지점이다.
유학과 결혼, 육아의 시기를 거치며 서사는 또 한 번 방향을 바꾼다. 미국 오스틴에서의 생활, 낯선 환경에서의 적응, 가족과의 관계가 교차하며 이어진다. 일상의 선택들이 반복되면서 하나의 삶의 형태를 만든다.
중년 이후의 시간은 커리어와 연결된다. 여성학 강의, 박사과정, 조직 내 역할 등은 개인의 성취로만 그려지지 않는다. 사회 구조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유지했는지가 함께 드러난다.
책 전반에는 여성주의라는 관점이 흐르지만, 특정한 주장으로 압축되지는 않는다. 가족과 일, 사회적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과정이 반복되며, 하나의 방향으로 단순화되지 않는 삶의 형태가 남는다.
시간은 한 번에 설명되지 않는다. 대신 여러 장면으로 나뉘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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