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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의 바깥에서 말하다, 『나는 포주다』 (이계순, 잉걸미디어)
용주골 30년 기록, 한 여성의 삶과 직업을 둘러싼 질문
출판사 제공
누군가의 직업을 한 단어로 규정하는 순간, 그 사람의 삶은 쉽게 지워진다. 『나는 포주다』는 그 지워진 삶을 다시 꺼내 놓는다.
이 책은 파주 용주골에서 오랜 시간 살아온 한 여성의 자서전이다. 저자는 포주라는 직업을 둘러싼 사회적 낙인과 편견 속에서 살아온 자신의 시간을 정면으로 기록한다. 어린 시절의 선택, 폭력과 생계의 압박, 그리고 가족을 책임져야 했던 현실이 교차하며 한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보여준다.
책은 특정 직업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려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간의 사연과 구조적 현실을 드러낸다. 저자는 “포주도 살아 있는 사람”이라는 단순하지만 무거운 문장을 통해, 법과 제도 바깥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존재를 환기한다.
특히 지역 사회와 행정 갈등, 생계와 규제 사이의 긴장도 주요하게 다뤄진다. 용주골 폐쇄 문제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 저자는 자신의 삶이 단순히 ‘불법’이라는 이름으로만 규정되는 것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를 드러낸다. 이는 개인의 서사를 넘어, 사회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불편함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불편함을 통해 우리가 외면해온 현실을 마주하게 만든다.
누군가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자리를 한 번쯤 상상해 보는 일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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