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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마음은 어떻게 오래 남는가, 『우린 그렇게 기특하게, 사랑을 하고』 출간(김서희, 포레스트 웨일)
흔들림으로 기록된 사랑의 감정들
출판사 제공
사랑은 대개 정확하지 않다. 시작도 모호하고, 끝도 분명하지 않다. 김서희의 시집 『우린 그렇게 기특하게, 사랑을 하고』는 그 불분명한 구간을 그대로 붙잡는다. 확신보다 흔들림이 더 길었던 시간, 말하지 못한 감정이 더 크게 남았던 순간들이 시의 형태로 이어진다.
이 시집의 문장은 짧고 단순하지만, 감정은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사랑을 설명하기보다, 그때의 상태를 그대로 남겨두는 방식이다. 좋아한다고 말하지 못한 순간, 이미 지나간 뒤에야 알게 되는 마음, 사소한 기억이 뒤늦게 커지는 장면들이 반복된다.
“그 사랑이 전부 네게서 나왔다는 게 /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 겨울 입김처럼 나오곤 했다”라는 구절처럼, 감정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대신 사라지기 직전의 형태로 남는다. 이 시집은 그 미세한 흔적을 끝까지 따라간다.
또 다른 시에서는 사랑을 이렇게 붙잡는다.
“우린 스노우볼에 갇힌 듯 / 두 번째 맞는 눈을 첫눈이라 불렀다”
시간이 반복되면서도 매번 처음처럼 느껴지는 상태, 그 비현실적인 감각이 사랑의 핵심으로 제시된다.
김서희의 시는 특별한 사건을 다루지 않는다. 대신 누구나 겪었지만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의 결을 좁혀 간다. 질투, 망설임, 후회, 그리고 뒤늦은 이해까지, 감정은 크지 않지만 오래 남는 방식으로 축적된다.
이 시집이 택한 방식은 과장하지 않는 것이다. 사랑을 아름답게 포장하지도, 비극으로 확대하지도 않는다. 다만 서툴렀던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남겨둔다. 그 태도 자체가 이 시집의 리듬을 만든다.
그래서 마지막에 남는 문장은 거창하지 않다.
“사랑 잘했다 / 앞으로도 사랑 잘하겠다”
이 말은 다짐이라기보다, 지나온 시간을 겨우 인정하는 방식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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