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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직장인이 털어놓는 생존과 버팀의 기록, 『버텨낸 밥값의 기록들』 출간(오원택, 한경CAREER)

KT&G 민영화부터 자회사 대표까지, 국내외 비즈니스 현장 30년을 담담하게 풀어낸 직장 생활 에세이.

장세환2026년 3월 30일 오전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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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텨낸 밥값의 기록들.jpg출판사 제공

월급의 30~40%는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 참아낸 대가, '인급(忍給)'이라고 저자는 쓴다. 직장이란 인간의 인내 총량을 월급이라는 이름으로 사들이는 곳이라는 진술이다.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버텨온 시간에 대한 기록이 이 책이라고, 제목보다 먼저 이 문장이 말해준다.

『버텨낸 밥값의 기록들』은 1997년 한국담배인삼공사에 공채로 입사해 KT&G 민영화 과정을 현장에서 겪고, 해외 주재원과 전략본부를 거쳐 자회사 초대 대표를 지낸 오원택의 30년 직장 생활 에세이다. 4부 80여 편의 짧은 글로 구성된다.

1부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는 배려와 침묵, 비겁함과 뒤처짐 같은 주제를 현장 장면으로 풀어낸다. 배려(配慮)라는 한자가 '남의 술잔이 비었는지 살핀다'는 뜻에서 왔다는 데서 시작하는 글은, 양보와 배려의 차이를 한 문단으로 가른다. 2부 '성공을 위해 필요한 역량'은 더 날카롭다. 승진 누락의 이유를 조직 탓으로 돌리는 심리를 '콩쥐 코스프레'라 부르고, 그 방어 기제가 반복되면 현실이 된다고 짚는다. "조직이 원하는 건 토끼를 잡은 직원이 아니라 토끼 그 자체"라는 문장은 공정한 평가를 믿는 사람들에게 냉수를 끼얹는다. 3부 '리더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하여'는 구조조정 면담실, 프로젝트 이후의 팽, 억울하게 찍혀 버텨야 했던 시간을 꺼낸다. 리더의 감정은 공적 자원이라는 명제도 이 파트에 있다. 4부 '일과 조직에 대하여'는 필리핀 구멍가게 사장, 케냐 호텔 벨보이, 돼지고기 금기까지 해외 현장에서 건진 단상들로 시야를 넓힌다.

저자 오원택은 2015년 KT&G 자회사 상상스테이 초대 대표로 선임돼 호텔 개발·운영·매각 전 과정을 총괄했다. 2025년 퇴임 후 현재 대진대·인하대 비상근 교수로, 2026년부터 연세대 생활과학대학원 객원교수로 강의 중이다.

뻔한 말은 많다. 지름길은 없다, 실력을 쌓아라, 사람이 먼저다. 이 책은 그 뻔한 말들이 실제로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지를 30년의 구체적인 장면으로 증명한다. 뻔함의 무게가 이 책의 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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