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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초록빛 기억을 담은 첫 동시집, 『완두콩 동화』 출간(강병숙, 커뮤니케이션볼륨)

충북 금왕 출신 시인의 데뷔 동시집으로, 일상의 사물과 자연을 아이의 시선으로 포착한 동시 60여 편을 5부로 엮었다.

장세환2026년 3월 30일 오전 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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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콩 동화.jpg출판사 제공

선풍기를 보면 아빠가 생각나는 아이가 있다. 로봇처럼 생긴 선풍기가 가족을 위해 묵묵히 돌아가는 모습에서 아버지를 발견하는 아이의 시선이 동시 한 편을 만들었다. 완두콩 꼬투리 안에는 작은 요정들이 나란히 누워 잠든다. 아파트 25층 창밖을 내려다보는 아이는 자신이 소인국 왕이 된 것 같다.

『완두콩 동화』는 이런 장면들을 모은 강병숙 시인의 첫 동시집이다. 충북 금왕에서 자연과 함께 자란 시인이 유년의 기억과 일상의 사물을 아이의 언어로 포착한 동시 60여 편을 5부에 담았다.

1부 「완두콩 동화」는 선풍기, 병아리, 물거울, 봄꽃 유치원처럼 집 안팎의 풍경에서 출발한다. 2부 「도서관 풍경」에는 핸드폰과 아빠 생일, 학교 운동장, 비 오는 날 같은 아이의 일상이 담겼다. 3부 「엄마 아빠 다투는 날」은 가족의 균열을 아이 눈높이로 들여다본다. 벌레, 의자, 매미, 소금쟁이가 그 감정의 옆에 놓인다. 4부 「할머니의 기억」은 은행잎 병아리, 도깨비바늘, 밤톨처럼 세대와 기억을 잇는 소재들로 구성된다. 5부 「고추밭 이야기」는 나팔꽃, 분꽃, 민달팽이, 까치와 까마귀까지 텃밭과 들판의 생명들로 채워진다.

강병숙은 한국교통대학교에서 간호학을, 창원문성대학교에서 아동청소년복지를 공부했다. 시낭송가로 활동하다 2023년 월간문학 신인문학상 동시 당선, 2024년 문예창작 가을호 시 당선으로 시인이 됐다. 이 동시집이 첫 책이다.

작가는 이렇게 썼다. "아직도 나의 색은 초록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살아가는 동안 유년의 기억이 조금씩 지워졌지만, 봄이 되면 가로수 새싹처럼 그 감각이 다시 돌아온다고 했다. 동시집의 언어는 그 감각에서 출발한다.

그림은 미술치료사로 활동 중인 강하루가 그렸다.

선풍기에서 아빠를 보고, 완두콩 안에 요정을 상상하고, 25층 창밖에서 소인국을 발견하는 시선들이 5부에 걸쳐 이어진다. 사물을 낯설게 보는 방식이 이 동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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