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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속에서 마음의 소리를 듣는 법, 『명상하는 마음』 (이치훈, 웅진지식하우스)

노랫말로 위로를 건네온 작사가 이치훈이 명상을 통해 마주한 내면의 풍경을 풀어낸 첫 에세이

장세환2026년 3월 25일 오후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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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는 마음.jpg출판사 제공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은 사람을 자꾸 바깥으로 밀어낸다. 해야 할 일과 보여줘야 할 모습에 쫓기다 보면, 정작 자기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놓치기 쉽다. 『명상하는 마음』은 그 분주한 바깥에서 한 걸음 물러나, 내면의 작은 떨림과 감정을 다시 듣는 자리로 독자를 이끈다. 노랫말로 오래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 온 작사가 이치훈이 이번에는 문장으로 고요의 감각을 전한다.

저자는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어른」, 「이태원 클라쓰」의 「돌덩이」 등 깊은 울림을 남긴 노랫말로 익숙한 이름이다. 20년 넘게 음악과 언어를 다뤄 온 그는 그 작업의 바닥에 늘 명상과 닿아 있는 시간이 있었다고 돌아본다. 억지로 쥐려 할수록 멀어지던 감정이 힘을 빼는 순간 자연스럽게 흘러나왔고, 상처와 슬픔조차 창작의 재료가 되었음을 이 책에서 천천히 고백한다.

글의 결은 설명보다 체험에 가깝다. 명상을 거창한 수행이나 특별한 기술로 내세우지 않는다. 오히려 애쓰지 않고 쉬는 일, 자기 안부를 조용히 묻는 일, 지금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허락하는 일에서 출발한다. “그냥 지금 이대로를 허락해보세요”라는 문장은 저자가 독자에게 건네는 태도의 핵심을 잘 보여준다. 다그침이나 훈계 없이, 자기 자신에게 조금 더 친절해지는 방향으로 문장이 흘러간다.

음악과 명상이 만나는 지점도 인상적이다. 저자는 음악명상 그룹을 이끌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소리와 침묵이 함께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들려준다. 노랫말 뒤에 숨어 있던 감정의 결, 마음챙김을 통해 바라본 내면의 움직임이 한 권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직접 녹음한 명상 가이드와 플레이리스트까지 더해져, 독자가 글을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로 고요한 시간을 경험하도록 구성한 점도 특징이다.

문장들은 삶의 무게를 모른 척하지 않는다. 미움과 상처, 죽음에 대한 감각, 자기 자신을 오래 붙잡아온 괴로움까지 정면으로 바라본다. 다만 그 감정을 밀어내거나 단숨에 해결하려 들지 않는다. 충분히 바라보고, 서두르지 않고, 그 안에서 조금씩 마음의 온도를 바꿔 가는 쪽에 더 가깝다. 그래서 글은 자기계발서의 해법보다는 오래 곁에 두고 천천히 읽게 되는 위로에 가깝다.

명상이 유행처럼 소비되는 시대에 저자는 본질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성과를 높이는 기술이나 스트레스를 다루는 요령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더 가깝게 만나는 방식으로서의 명상을 말한다. 삶의 현장 한복판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수행이 가능하다는 관점은 명상을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닌 일상의 감각으로 끌어온다.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거창한 변화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선명해진다. 잠시 멈추는 일, 자기 마음의 상태를 묻는 일, 애써 외면해 온 내면의 소리를 다시 듣는 일. 쉼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처방이 아니라, 자기 안으로 돌아갈 조용한 시간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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