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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공간 속 다른 규칙을 발견하다, 『수영장과 목욕탕』 (홀링, 바우솔)

익숙한 일상의 공간을 비교하며 상상력을 넓히는 유쾌한 그림책

장세환2026년 3월 11일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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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과 목욕탕.jpg출판사 제공

어린이에게 익숙한 공간이라도 조금만 시선을 달리하면 전혀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비슷해 보이지만 서로 다른 규칙과 분위기를 지닌 장소를 비교하는 일은 아이들에게 관찰의 재미를 안겨 준다. 일상의 경험이 상상과 만나면 평범한 공간도 새로운 세계로 확장된다.

홀링 작가가 쓰고 그린 그림책 『수영장과 목욕탕』이 바우솔에서 출간됐다. 물을 즐길 수 있는 두 공간을 나란히 놓고 살펴보며, 어린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차이와 규칙을 발견하도록 이끄는 비교 그림책이다.

이야기는 수영장과 목욕탕이라는 익숙한 장소를 대비시키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수영장에서는 수영복을 입고 모자를 써야 하지만 목욕탕에서는 옷과 모자를 벗어야 한다. 같은 물의 공간이지만 전혀 다른 규칙이 작동한다는 점을 반복되는 문장 구조로 보여 준다. 이러한 구성은 어린이들이 이야기를 쉽게 이해하고 다음 장면을 기대하게 만드는 리듬을 만든다.

책 속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인 대비를 통해 공간의 분위기를 또렷하게 드러낸다.
“수영장은 넓은 하늘 같고, 목욕탕은 깊은 연못 같아.”
같은 물의 공간이라도 느낌과 경험이 다르다는 사실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흥미로운 설정도 눈길을 끈다. 한 건물 안에서 2층에는 수영장이, 1층에는 목욕탕이 자리하고 있어 독자는 책장을 넘기며 두 공간을 오가게 된다. 파스텔 색감의 그림은 시원한 수영장의 파란 물결과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목욕탕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대비시키며 장면마다 활기를 더한다.

무엇보다 이 그림책은 단순히 공간을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주인공 아이는 수영장에서는 인어처럼 헤엄치고, 목욕탕에서는 연못 속 모험을 상상한다. 익숙한 장소가 상상 속에서 다른 세계로 변하는 순간을 보여 주며 어린이의 상상력을 자연스럽게 자극한다.

물에 발을 담글 때 느끼는 차가움과 따뜻함처럼, 서로 다른 경험이 한 권의 책 안에서 교차한다. 닮은 듯 다른 두 공간을 따라가다 보면 일상의 장소를 바라보는 어린이의 시선도 조금 더 넓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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