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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사람이 웃음을 만든다, 『오늘도 마음의 소리』(조석, 웅진지식하우스)
마음의 소리, 조석의 20주년 첫 에세이
출판사 제공
웹툰 〈마음의소리〉를 떠올리면 먼저 웃음이 튀어나오지만, 그 웃음 뒤에는 묵직한 습관이 붙어 있다. 조석이 데뷔 20주년을 맞아 낸 에세이 『오늘도 마음의 소리』는 ‘전설적인 기록’보다 그 기록을 가능하게 만든 생활을 전면에 세운다. 한국 최장수 연재, 누적 조회 수 70억 회, 누적 댓글 1,500만 개 같은 숫자보다 더 낯설게 다가오는 대목은 20년 동안 지각 0회라는 사실이다. 주 2회 이상의 마감을 꾸준히 지키며, 성실함 자체를 자신의 장르로 만들어 온 작가가 처음으로 ‘만화 밖’에서 자신을 말한다.
책은 성공 비결을 강의처럼 늘어놓지 않는다. 오히려 조석 특유의 건조한 농담과 솔직한 고백이 번갈아 나오며, 그가 어떻게 버티고 서 있었는지의 감각을 전한다. 스스로를 다그치며 굴러가게 만드는 방식, 다 그리고 난 뒤 “다 지나갔다”는 뿌듯함만 남는다는 고백, 그리고 운이라는 것이 갑자기 떨어지는 선물이 아니라 흐름을 타고 들어온다는 생각까지, 긴 시간의 노동이 남긴 문장들이 짧고 굵게 박힌다. 개그는 작가가 무대 위로 올라가 “웃겨 보겠다”고 선언하는 일이라는 말처럼, 그는 웃음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편이다.
특히 『오늘도 마음의 소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법’보다 ‘서 있는 법’을 오래 바라본다. 남들보다 빨리 달리며 성과를 탐내기보다, 풍파 속에서 흔들리면서도 자리를 지키는 태도에 무게를 둔다. 〈마음의소리〉 완결 이후에도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농담처럼 던지면서도, 결국 자신에게 남은 작업의 자리와 마음의 진폭을 드러내는 방식이 그렇다.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상상력을 보여준 작가지만, 이 책에서 가장 선명한 색은 ‘꾸준함’이라는 단어가 품은 체온이다.
웃긴 사람의 이야기가 늘 가벼울 필요는 없다. 조석은 일의 세계에서 자주 미끄러지는 우리에게, 속도를 높이라기보다 버텨낼 기준을 묻는다. 그 질문이야말로, “진짜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지점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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