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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도 삶은 계속된다는 인정 『매일 넘어지며 얼렁뚱땅 살고 있어요』 출간(심냥, 이상한빛)
질병과 불안, 관계의 흔들림을 숨기지 않은 솔직한 기록
출판사 제공
가족의 병을 곁에서 지켜보고, 자신의 암 진단과 치료를 통과하며, 저자 심냥은 “잘 살고 싶었을 뿐”인 마음이 왜 자꾸 흔들리는지 끝까지 따라간다. 『매일 넘어지며 얼렁뚱땅 살고 있어요』는 성공담이나 극복담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무너지는 날과 다시 일어나는 날이 번갈아 오는 일상 자체를 한 사람의 언어로 정직하게 붙잡는다.
책은 “얼렁뚱땅 시작하겠습니다”로 문을 열고, 낯선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장면들을 촘촘히 이어 간다.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무너지는 날, 침묵이 말보다 어려운 순간, 흉터가 남은 손처럼 마음에도 자국이 남는 시간을 있는 그대로 적는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이 반복되지만, 그 질문은 자책이 아니라 방향을 찾기 위한 몸짓에 가깝다.
관계 파트에서는 다정함이 마음만으로 유지되지 않는 현실을 직시한다. 맞장구와 박수, 되돌아오지 않는 사과, 참고 견디는 것이 늘 정답인지 묻는 대목은 독자의 경험과 맞물린다. 저자는 좋은 사람이 되려 애쓰는 과정에서 소진되는 감각을 외면하지 않고, 관계라는 미로 안에서 자신이 세운 기준이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도 보여 준다.
불안에 대한 고백은 특히 구체적이다. 장녀라는 자리, 눈치라는 습관, 스스로 만든 동앗줄 같은 표현을 통해 불안이 성격이 아니라 살아온 시간의 결과로 쌓인다는 점을 드러낸다. 책이 건네는 위로는 거창한 처방이 아니라 “지금 이 상태여도 괜찮다”는 인정에 가깝다. 그리고 “넘어지는 삶 또한 삶의 일부”라는 문장은 독자가 숨을 고르는 지점을 마련한다.
이 책이 말하는 변화는 속도가 아니라 태도다. 완벽해지려는 노력을 내려놓고, 불완전한 자신과 공존하는 연습을 시작하는 것. 넘어지지 않는 법 대신, 넘어졌을 때 스스로를 어떻게 대할지 묻는 이 기록은 오늘을 버티는 사람들에게 조용한 동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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