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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왜 분명 틀렸는데도 나는 맞다고 믿을까’라는 물음에 답하는 뇌과학 교양서 『뇌의 사생활』이 출간됐다. 프랑스의 인지신경과학자이자 임상심리학자인 알베르 무케베르는 우리의 뇌가 얼마나 게으르고 엉뚱한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는지, 그리고 그 기이한 작동 방식이 일상 속 실수와 착각, 선입견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친절하게 풀어낸다. 전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된 이 책은 객관적이고 논리적이라 믿어 온 뇌의 이미지를 뒤집고, 편향을 이해해 오히려 내 편으로 만드는 법을 제안한다.
책의 1부는 “우리는 정말 눈으로 세상을 보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눈의 사각지대를 채우려는 뇌의 자동 보정, 끊임없이 덧칠되는 기억의 재창조, 불완전한 정보에서 성급히 결론을 내려 버리는 어림짐작의 과정을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카너먼의 직관과 고찰 이분법 모델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뇌가 둘 중 하나의 모드로만 움직이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여러 단계의 판단 전략을 섞어 쓰는 복잡한 엔진임을 강조한다.
2부에서는 나와 타인의 뇌가 세상과 맞부딪칠 때 생기는 왜곡을 다룬다. 생존을 도왔던 스트레스가 불안장애와 만성 긴장으로 변질되는 과정, 확신이라는 이름의 환상이 어떻게 확증 편향과 음모론을 키우는지, 인지 부조화가 왜 때로는 착한 거짓말을 낳고 때로는 자기 합리화로 굳어지는지를 설명한다. 모든 것이 내 손에 달렸다고 믿는 통제광과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느끼는 무기력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균형 잡힌 통제감을 가질 수 있는지도 짚어 나간다. 과잉 자신감과 가면 증후군, 집단 속에서 책임감이 희미해지는 현상, 넛지와 사회적 순응 등 현대 사회의 장면들이 뇌의 메커니즘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무케베르는 이론 소개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으로 더 유연해지는 기술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한 발 물러서 바라보는 메타인지 훈련, “내가 믿는 이 주장에 어느 정도의 신뢰 지수를 줄 수 있을까”를 스스로 매겨 보는 연습, 가짜 뉴스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섯 가지 검증 질문 등이 그것이다. 편향을 완전히 없애는 대신, 편향을 자각하고 활용 범위를 조절하는 것이 현대인에게 더 현실적인 전략이라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저자는 파리8대학에서 임상심리학을 가르치고, 불안과 회복탄력성을 중심으로 환자를 치료해 온 현장 전문가다. 『뇌의 사생활』은 뇌과학 연구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이론을 220쪽 분량의 읽기 쉬운 이야기로 엮었다. 눈과 기억, 스트레스와 확신, 통제감과 연대의 문제까지 사람의 마음을 둘러싼 주요 키워드를 한 권에 아우르며, 뇌과학과 인문학을 잇는 프린키피아 시리즈의 성격을 잘 보여 준다.
뇌가 만들어내는 다정한 거짓말 뒤에 숨은 원리를 알고 싶거나, 흔들리는 시대에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싶은 독자에게 의미 있는 안내서가 되어 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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