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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뚫린 작은 구멍』출간(김옥숙, 실천문학사)

첫 단편집에 7편을 묶어 2003 전태일문학상과 2024 수상작 등을 한 권으로 소개

장세환2025년 11월 6일 오후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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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뚫린 작은 구멍.jpg출판사 제공

『소파에 뚫린 작은 구멍』은 김옥숙의 첫 단편집으로 작품 활동의 흐름을 한 권에 모은다. 표제작 『소파에 뚫린 작은 구멍』을 비롯해 『너의 이름은 희망이다』와 『목격자』 『당신의 해피 하우스』 등이 수록돼 데뷔 초반의 문제의식부터 최근의 서사 실험까지 이어지는 변화를 한눈에 보여준다. 작가는 인물의 내면을 가까이에서 따라가며 관계와 노동과 집이라는 삶의 무대를 차분하게 관찰한다. 눈앞의 장면을 서둘러 판단하지 않고 세밀한 묘사와 간격 두기를 반복해 독자가 스스로 결론에 도달하도록 이끈다.

집중점은 일상의 작은 균열이 어떻게 세계의 전모를 드러내는가에 있다. 표제작은 집안의 소파라는 구체적 사물을 통해 위치를 잃은 중년의 감정을 포착하고 시선과 침묵의 윤리를 되묻는다. 『당신의 해피 하우스』는 생활의 비용과 책임이 한 사람의 선택을 어떤 방향으로 밀어붙이는지를 점검하고 『목격자』는 보았으나 말하지 못한 기억이 남기는 흔적을 좇는다.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인물들은 공통으로 자기 경험과 타인의 고통 사이에서 머뭇거린다. 작가는 그 사이를 채우는 언어의 태도에 집중하며 말할 수 있음과 없음의 경계를 조심스럽게 전진시킨다.

이 책에는 경력의 이정표가 된 작품들이 함께한다. 2003년 수상작 『너의 이름은 희망이다』와 이후 발표작들이 배열돼 작가의 관심사가 어떻게 확장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 발표된 표제작은 2024년 수상 경력을 통해 대중과 비평의 호응을 동시에 얻었고 단편집은 2025년 우수 예술작품으로 선정되며 현재적 의미를 더했다. 화법은 1인칭의 응시와 제한된 시점의 긴장을 활용해 이야기의 밀도를 끌어올리고 장면 전환은 과장 없이 침착하게 진행된다. 문장은 단정하지만 결말에 서둘러 도달하지 않고 독자가 남겨진 빈칸을 스스로 채우도록 여백을 남긴다.

『소파에 뚫린 작은 구멍』은 한 작가가 오래 바라본 일상과 관계의 면면을 응축한 기록이다. 표제의 이미지는 생활의 표면에 난 작은 틈을 의미하는 동시에 인물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구멍이기도 하다. 책은 그 틈을 통해 보이는 감정의 결을 차분히 드러내며 지금 여기에서 소설이 할 수 있는 질문을 묻는다. 번잡한 해설보다 정확한 관찰로 다가가 독자가 자기 경험의 장면들과 맞닿게끔 돕는 것이 이 단편집의 가장 큰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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