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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3대의 100년을 노래하다, 『끝나지 않는 노래』(최진영, 한겨레출판)

끝나지 않는 슬픔과 희망 ― 엄마와 딸들의 삶으로 이어지는 역사

장세환2026년 9월 8일 오후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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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노래.jpg출판사 제공

소설가 최진영의 두 번째 장편소설 『끝나지 않는 노래』가 등단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출간됐다. 2010년 첫 장편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등장한 그는 《구의 증명》, 《이제야 언니에게》, 《단 한 사람》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서사와 서정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겨왔다. 이번 작품은 여성 3대, 100년에 걸친 삶의 질곡을 그려내며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소설은 1927년 내성면 두릉골에서 태어난 두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어린 시절부터 노동과 돌봄을 짊어진 두자는 전쟁과 가난 속에서 삶을 이어간다. 그녀가 낳은 쌍둥이 수선과 봉선은 산업화 시대의 격랑 속에서 각자의 길을 걸으며, 수선의 딸 은하는 고시원에 사는 대학생으로 현대 사회의 불안과 고독을 살아낸다. 세 인물의 이야기는 시대를 넘어 이어지며, 여성들의 삶이 어떻게 반복되는 고통과 희망 속에서 변주되는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좁은 간장 종지에 갇힌 듯 짜고 어두운 삶을 살아야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도, 다음 세대의 딸들은 꽃처럼 살기를 바라는 염원을 놓지 않는다. “아무한테도 미움받지 말고 봄마다 활짝 피어나라”는 소망은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지켜내려는 목소리다.

문학평론가 박혜진은 “개인의 호명이 계보의 호명으로, 한 사람의 고통이 반복되는 제도의 고통으로 옮겨갔다”며 이 작품을 최진영 문학의 원류로 평가했다. 소설가 김인숙은 “이것은 나의 이야기고 당신들의 이야기다. 나의 역사이고 당신들의 역사이기도 하다”고 말하며 여성들의 삶을 대변하는 작품임을 강조했다.

『끝나지 않는 노래』는 마술적 리얼리즘의 기법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며, 시대마다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억압과 상처,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연대와 사랑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15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어도 여전히 새롭고, 앞으로 작가가 도달할 세계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품게 한다.

최진영은 “희망은 내 안에 존재한다. 힘없고 가벼운 희망이지만 살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고 말한다. 『끝나지 않는 노래』는 바로 그 희망을 지켜내려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끝나지 않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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