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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알림, 메신저 대화, 끝없는 SNS 피드. 우리는 늘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과잉 연결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가장 부족한 것은 ‘혼자만의 시간’이다. 『고독 사용 설명서』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든다. 30년 넘게 아동·청소년·성인의 고독 경험을 연구해온 세계적 권위자 로버트 J. 코플란은 고독의 다양한 얼굴을 탐구하며, 고독이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자원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저자가 주목한 개념 중 하나는 ‘어론리니스(Aloneliness)’다. 혼자 있지 못해서 생기는 고통을 뜻하는 이 단어는 팬데믹 이후 과잉 연결로 지친 현대인의 피로감을 정확히 짚어낸다. 외로움이 ‘혼자 있어서’ 느끼는 괴로움이라면, 어론리니스는 ‘혼자 있지 못해서’ 느끼는 괴로움이다. 즉 누구에게나 적당한 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책은 고독의 양면성을 강조한다. 고독은 더없는 평온과 행복을 선사할 수 있지만, 때로는 결핍과 불안, 분노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고독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주체적으로 선택한 고독은 자유를 제공한다. 타인의 시선과 압박에서 벗어나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상태, 바로 그것이 건강한 고독이다.
전반부에서는 고독의 본질과 사회적 오해를 다룬다. “고독은 나쁘다”라는 단순한 인식이 왜 잘못되었는지, 고독이 인간 정신에 어떤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연구와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후반부에서는 고독을 삶 속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루틴으로 만드는 법, ‘혼자’와 ‘함께’ 사이의 균형을 찾는 법, 디지털 기술과 고독의 관계, 아이들에게도 고독이 필요한지 등 실질적인 질문에 답한다.
책 속에서 저자는 블레즈 파스칼의 말을 인용한다. “인류의 모든 문제는 인간이 방 안에 혼자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 문장은 고독의 본질을 압축한다. 고독은 단절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다시 연결되는 시간이다.
『고독 사용 설명서』는 고독을 두려움이나 결핍으로만 보지 않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로 바라보게 한다. 과잉 연결로 지친 현대인에게 이 책은 ‘혼자만의 시간’을 되찾는 안내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만큼이나, 나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고독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때로는 혼자가 되어야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