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꾸던 한 사람이 사업 실패 이후 버스 운전대를 잡으며 다시 삶을 배워가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 『안녕하세요, 제법 버스기사 같나요?』가 출간됐다. 저자 강희정은 화려한 성공담 대신, 무너진 뒤에도 계속 움직이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기록한다.
버스에는 매일 다른 사람들이 오른다. 학교에 가는 아이, 출근하는 직장인, 시장을 다녀오는 어르신,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까지. 저자는 그 짧은 만남을 반복하며 사람을 관찰하고, 그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다시 들여다본다. “버스는 사람들을 목적지에 내려 주지만, 정작 나를 살아가게 하는 건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풍경들인지도 모른다” (20쪽)라는 고백은, 운전석이 단순한 일터를 넘어 삶을 다시 이해하는 자리임을 보여준다.
책은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부는 “끝까지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로 하루를 버텨내는 버스기사의 일상을, 2부는 사회적 기업가로서 세상에 하트를 그리려 했던 시절을, 3부는 무너진 꿈과 남겨진 질문들을, 4부는 다시 사람에게로 돌아와 길 위에서 회복을 배우는 과정을 담았다.
저자는 버스 운전석에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운전 실력이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었다고 말한다 (118쪽). 예전에는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사람을 찾아다녔다면, 지금은 사람들이 먼저 찾아온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오늘도 깨어 있으려 한다는 것이다.
책은 직업이 바뀌어도 삶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사회적 기업가였을 때도, 버스기사인 지금도 저자가 하는 일의 본질은 같다. 누군가의 하루가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일, 그리고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갈 수 있도록 곁에서 역할을 다하는 일이다.
『안녕하세요, 제법 버스기사 같나요?』는 실패를 극복한 성공담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었다고 해서 삶의 가치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나 예상치 못한 노선이 찾아올 수 있지만, 그 길 위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사람을 만나고, 사람에게 배우며,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책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버스 안에서 건네는 “안녕하세요”가 승객을 향한 인사인 동시에, 오랜 시간 잊고 지냈던 자기 자신에게 다시 건네는 첫인사였음을 깨닫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