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하모니카는 누구나 한 번쯤 불어본 친숙한 악기지만, 클래식 음악 무대에서는 여전히 낯선 존재다. 국내에는 전공 과정조차 없던 시절, 이윤석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노르웨이 음악원 최초의 하모니카 전공자로 입학하며 스스로 길을 만들어 나갔다. 이후 한국인 최초로 세계 하모니카 대회 심사위원으로 위촉되며, 하모니카라는 악기의 가능성을 세계 무대에서 증명해왔다.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음악은 여전히』(레가토)는 그가 연주자로서 걸어온 치열한 나날과 음악을 향한 고백을 담은 산문집이다.
책은 연주자의 일상과 루틴, 무대 안팎에서 이어진 고민을 솔직하게 기록한다. 닿을 수 없는 완벽을 향해 매일 연습을 거듭하는 삶의 고뇌,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도 악기를 놓지 않게 만드는 음악의 순수한 기쁨, 무대 위에서 관객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에 담긴 진심까지.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음악은 여전히, 계속할 이유가 되어 준다”는 그의 고백은 예술가의 삶을 지탱하는 힘을 압축한다.
연주자의 삶은 늘 불완전하다. 완벽한 소리에 도달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그러나 연습을 거듭하다 보면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 오늘을 발견하는 순간이 그를 버티게 한다. 이윤석은 “완벽에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나를 평생 연습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책은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불안과 자기 검열 속에서도 다시 악기를 입에 대는 예술가의 숭고한 루틴을 보여준다.
또한 그는 음악을 중심에 두는 삶의 태도를 강조한다. 무대 위에서 건네는 말은 음악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 더 멀리 스며들도록 돕는 다리일 뿐이다. 정성 어린 한마디가 관객의 마음을 열고 연주를 더 깊게 받아들이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책은 음악을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무언가를 깊이 사랑하고 지속하는 삶’에 관한 이야기다.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도 음악은 삶을 계속할 이유가 되어 주며, 그 치열한 기록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단단한 위로를 건넨다. 지휘자 금난새는 “이 작은 악기를 클래식 무대의 당당한 주역으로 세운 것은 그의 대담함과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 덕분”이라며 이 책을 추천했다.
『그 모든 시간 속에서도 음악은 여전히』는 하모니카와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독자뿐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모든 이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과 삶을 이겨낼 용기를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