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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간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가, 『가상 인간 이서』(구선아, 책폴)

AI 시대, 청소년문학 ‘저스트YA’ 17번째 작품 ― 현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현재진행형 SF

장세환2026년 8월 6일 오후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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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간 이서.jpg가상 인간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시대, 세계적인 인기 스타 ‘이서’가 스스로의 존재를 질문하며 시작되는 SF 소설 『가상 인간 이서』가 책폴 청소년문학 ‘저스트YA’ 시리즈의 열일곱 번째 작품으로 출간됐다. 저자 구선아는 도시사회학 박사이자 책방 운영자로, 인간과 기술의 관계, 도시와 개인의 경계를 탐구해온 연구자다. 이번 작품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인공지능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온 사회에서 벌어지는 혼돈과 질문을 담아낸다.

늙지도 병들지도 않으며 수억 명의 사랑을 받던 가상 인간 이서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 완벽한 가상 도시 ‘리플리시아’를 떠난 이서의 행방은 누구도 알 수 없다. 해킹인가, 기업의 전략인가, 아니면 가상 인간의 자아 각성인가. 이서의 실종은 온 사회를 뒤흔드는 대소동으로 번지고, 독자는 그 혼돈 속에서 ‘인간다움’의 의미를 다시 묻게 된다.

작품은 네 명의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가상 인간 이서, 그녀를 설계한 작가 유진, 기술로 탄생시킨 개발자 지훈,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 이서를 맞이하는 소녀 하은. 이들의 시점이 교차하며 이야기는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이서가 던지는 “나는 저기 있는 걸까, 여기 있는 걸까?”라는 질문은 단순히 가상 인간의 고민을 넘어, 독자 자신에게도 스며든다.

『가상 인간 이서』는 거대한 미래가 아닌 현실 가까이에 발을 딛고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가 세계적인 스타가 되고, AI 기자가 뉴스를 만들며,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인간 작가의 작품보다 유명해지는 풍경은 이미 우리 사회와 맞닿아 있다. 작품 속 리플리시아는 화려하고 완벽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도 혐오와 조롱, 빈부격차와 갈등이 반복된다. 이는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이다.

구선아 작가는 “인공지능 기술도 결국 우리가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거울이 되리라”라고 말한다. 『가상 인간 이서』는 그 거울의 작은 조각으로서, 청소년뿐 아니라 AI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독자에게 정체성과 인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SF의 전형적인 소재인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비인간’을 다루면서도, 선명한 디테일과 독특한 설정으로 차별화된다. 경쾌한 전개 속에 묵직한 여운을 남기며, 독자는 결국 우리 모두가 인간이 되기 위해 분투해온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AI와 인간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금, 『가상 인간 이서』는 현재진행형 SF로서 독자에게 강렬한 몰입과 사유를 동시에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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