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상세
한국 최초 트랜스젠더 변호사가 말하다 — 『무지개를 변호하다』
박한희 변호사가 자신의 삶과 트랜스젠더 인권 투쟁의 현장을 직접 기록한 에세이를 펴냈다.

출판사 제공
한티재가 박한희 변호사의 『무지개를 변호하다』를 펴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 변호사인 저자가 자신의 정체성 형성 과정과 활동가로 거듭나기까지의 여정을 직접 풀어낸 책이다.
책은 저자 개인의 서사에서 출발한다. 언제부터 스스로를 다르게 느꼈는지, 감추어야 했던 정체성을 안고 보낸 대학 시절, 겉과 속이 다른 이중생활의 끝, 그리고 서른 살에 결심하고 익명의 메일로 처음 커밍아웃한 순간까지 저자는 자신의 삶을 감추지 않고 드러낸다. 남학생으로 입학해 여학생으로 로스쿨을 졸업한 이야기는, 법조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곧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음을 보여준다.
2장부터는 시선이 저자 개인에서 한국 사회 전체로 확장된다. 트랜스젠더라는 존재가 어떻게 질병에서 인권의 문제로 옮겨왔는지 짚고, '숫자 하나가 만드는 차별'이라는 대목처럼 주민등록번호 성별 표시 하나가 삶 전반에 걸쳐 만들어내는 장벽을 드러낸다. 법적 성별정정의 어려움, 의료 접근의 장벽, 성확정수술 건강보험 적용 문제 등 당사자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제도의 허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책은 또한 고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는 대목에서, 트랜스젠더 가시화가 곧 존재를 지키는 일과 다르지 않음을 환기한다.
3장은 저자가 변호사로서 직접 뛰어든 법정 안팎의 싸움을 다룬다. 성별정정 제도의 문제점을 파고든 소송들, 혼인평등소송의 1심 패소와 2심 반전,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등 실제 사건의 궤적을 따라간다. '존재는 언어를 넘어선다'는 소제목처럼, 법정에서의 다툼은 결국 언어와 제도가 미처 담아내지 못한 존재를 인정받기 위한 싸움이었다.
저자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에서 활동하며 성소수자 인권 사건을 다수 담당했고, 현재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등을 함께 쓴 저자는 이번 책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삶 전체를 펼쳐 보인다. 성별 이분법의 한계를 묻는 이 책은, 결국 모두가 평등한 공동체를 향한 질문으로 마무리된다.
##
관련 기사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