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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치의 망령을 되살린 도발적 미스터리, 『더 트리스』 출간(퍼시벌 에버렛, 문학동네)

퍼시벌 에버렛의 『더 트리스』는 미시시피의 연쇄살인을 통해 흑인 혐오와 린치의 역사를 직설적으로 그린 소설이다.

장세환2026년 7월 9일 오후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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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트리스
📖 도서 정보

더 트리스

저자
퍼시벌 에버렛, Percival Everett
출판사
문학동네
발행일
2026-07-10
ISBN
9791141617493
정가
16,650원
도서 상세 보기

린치의 망령을 되살린 도발적 미스터리, 『더 트리스』 출간(퍼시벌 에버렛, 문학동네)출판사 제공

미국의 오래된 폭력은 사라진 듯 보이다가도 다른 얼굴로 되돌아온다. 퍼시벌 에버렛의 『더 트리스』는 흑인 혐오 역사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린치를 주제로 삼아, 미스터리와 풍자, 스릴러의 형식으로 그 망령을 불러낸다. 장편소설 『제임스』로 퓰리처상을 포함한 주요 문학상을 휩쓴 작가의 또 다른 문제작이다.

소설의 무대는 미시시피주의 작은 마을 머니다. 시대와 어긋난 무지와 흑인 비하가 여전히 남아 있는 이곳에서 백인 남자가 흑인 소년과 한 쌍으로 죽은 채 발견된다. 백인 남자의 목은 가시철사에 감겨 훼손되어 있고, 옆에 누운 흑인 시신의 손에는 백인 남자의 잘린 고환이 들려 있다. 그런데 검시관에게 보내진 흑인 시신이 돌연 사라진다.

이 기괴함은 두 번째 사건에서 더 커진다. 첫 사건과 비슷하게 살해당한 또 다른 백인 남자 옆에 사라졌던 흑인 시신이 다시 나타난다. 이번에도 그 흑인 소년은 시신안치실에서 홀연히 사라진다. 죽은 시신이 되돌아와 사건 현장에 나타난다는 설정은 오컬트처럼 보이지만, 작품의 핵심은 초자연적 공포보다 역사적 공포에 있다. 사라지지 않은 폭력이 지금의 몸으로 되살아나는 것이다.

에버렛은 연쇄살인 수사의 외형을 빌려 약 250년 동안 미국 사회에 남아 있는 린치와 혐오의 역사를 직설적으로 다룬다. 백인 남자들이 잔혹하게 죽어나가는 사건은 단순한 복수극으로 소비되지 않는다. 오히려 독자는 누가 죽었는가보다, 왜 이런 방식으로 과거가 현재에 개입하는가를 묻게 된다. 미시시피주 수사국에서 파견된 두 명의 베테랑 특별수사관은 사건의 표면 아래 남은 집단적 죄책감과 역사적 부채를 마주하게 된다.

퍼시벌 에버렛은 1983년 데뷔 이후 20편이 넘는 장편소설을 발표하며 풍자, 철학, 미스터리, 스릴러를 넘나들어왔다. 그의 작품세계에서 인종차별과 혐오는 주요한 주제다. 『더 트리스』는 폭력적이고 도발적인 장면을 통해 웃음과 공포가 동시에 가능한 문학적 공간을 만든다. 이 소설은 미국의 과거가 끝나지 않았음을, 그리고 묻힌 역사는 언젠가 기이한 방식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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