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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너머 엄마와 딸이 이어지는 밤,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출간(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다산책방)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의 첫 장편소설은 브라질을 떠난 딸과 고국에 남은 어머니의 화상통화로 모녀 관계를 그린다.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
- 저자
-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 Bruna Dantas Lobato
- 출판사
- 다산책방
- 발행일
- 2026-07-08
- ISBN
- 9791130677668
- 정가
- 15,750원
출판사 제공
밤마다 켜지는 화면 하나가 멀어진 가족을 붙든다.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의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은 브라질 나탈을 떠나 미국 버몬트의 대학으로 간 딸과 고국에 남은 엄마가 스카이프 화면 속에서 만나는 이야기다. “그곳 생활은 어때?”라는 반복되는 질문은 다정하지만, 화면 밖의 삶은 서로에게 다 전할 수 없는 감정과 침묵으로 가득하다.
소설은 멀리 떠난 딸의 성장담이면서, 남겨진 어머니의 시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딸은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며 모국어마저 낯설어지는 경험을 한다. 대학 생활과 이주의 현실, 언어의 변화 속에서 그는 부모에게서 멀어지는 죄책감과 동시에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책임을 배운다. 엄마 역시 화면 너머 딸을 기다리며, 떨어져 있어도 끊어지지 않는 관계의 방식을 견딘다.
구성은 ‘딸’, ‘어머니’, ‘재회’로 이어진다. 이 단순한 구조는 두 사람의 시선을 차례로 열어 보이며,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이 같은 시간을 어떻게 다르게 통과하는지 보여준다. 이 소설에서 이주는 단절이 아니다. 떠남은 가족의 형태를 바꾸지만, 보이지 않는 끈은 여전히 두 사람을 묶는다. 독자가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 작품이라는 평은 이 소설의 감정적 핵심을 잘 말해준다.
브루나 단타스 로바토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다. 그는 브라질의 호텔 프런트에서 일하며 독학으로 영어를 익혔고, 미국에서 문학과 라틴아메리카학, 소설 창작과 문학 번역을 공부했다. 번역가로서는 스테니우 가르델의 『남겨진 말들』을 영어로 옮겨 2023년 전미도서상 번역문학 부문을 받았다. 타인의 목소리를 옮기는 번역의 경험은 자신의 언어를 찾아가는 소설 쓰기로 이어졌다.
『푸른빛이 내리는 시간』은 작가 자신의 경험과 맞닿아 있는 첫 장편소설이다. 절제된 문장과 여백 속에서 슬픔과 그리움의 무게를 쌓아 올리는 이 작품은 이주와 언어, 모녀 관계의 복잡한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보여준다. 멀어져야만 알게 되는 사랑, 매일 같은 질문으로 겨우 이어지는 관계, 그리고 다시 만날 시간을 향한 기다림이 이 소설의 푸른빛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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