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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생에서 젊은 소설가로, 『한 장만 더 쓰고 한잔하러 가자』 출간(서고운, 안온북스)
예소연과 서고운 두 소설가가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시작된 인연과 문학의 시간을 함께 쓴 첫 산문집이다.

출판사 제공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이, 시간이 흘러 한국 문단이 주목하는 젊은 소설가가 되었다. 안온북스가 서고운 소설가의 산문집 『한 장만 더 쓰고 한잔하러 가자』를 출간했다. 이 책은 2021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등단한 예소연 소설가와 2024년 문학동네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서고운 소설가가 함께 쓴 첫 산문집이다.
책의 출발점은 ‘함께 쓴다’는 형식에 있다. 한 사람의 고백으로만 이루어진 산문집이 아니라, 서로를 오래 알고 지켜봐 온 두 사람이 각자의 문장으로 나란히 서는 책이다.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처음 만난 동창생이라는 관계는 이 산문집의 정서를 특별하게 만든다. 문학적 동료가 되기 전, 두 사람에게는 먼저 같은 시기를 통과한 친구의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이 작가가 된 이후의 삶과 만나며 책의 바탕을 이룬다.
예소연은 2021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등단한 뒤 문지문학상과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서고운은 2024년 문학동네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고 첫 소설집을 펴냈다. 두 사람의 이력은 짧지만 가볍지 않다. 한 사람은 이미 주요 문학상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다른 한 사람은 첫 소설집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독자 앞에 내놓은 신예다. 이 산문집은 그들이 소설 밖에서 어떤 마음과 속도로 글을 쓰고 살아가는지 보여준다.
제목 『한 장만 더 쓰고 한잔하러 가자』에는 작가들의 일상이 유머러스하게 담겨 있다. ‘한 장만 더’는 글 쓰는 사람에게 너무 익숙한 미루기이자 다짐이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려다가도 한 장만 더 붙잡고, 한 문장만 더 고치고, 한 번만 더 버티는 시간이 쌓여 글이 된다. 동시에 ‘한잔하러 가자’는 문학이 고독한 작업이면서도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이어지는 일임을 암시한다. 쓰고 나면 만나고, 만나면 다시 쓸 힘을 얻는 식이다.
이 책은 젊은 작가들의 우정을 낭만적으로만 보여주는 산문집은 아닐 것이다. 등단 이후의 기대와 부담, 첫 책을 낸 뒤의 떨림, 서로 다른 속도로 문단 안에 자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는 쉽게 말하기 어려운 감정도 함께 따라온다. 두 사람이 함께 썼다는 사실은 그런 감정을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을 준다. 문학은 혼자 쓰는 일이지만, 문학의 시간을 견디게 하는 것은 종종 옆 사람의 존재다.
『한 장만 더 쓰고 한잔하러 가자』는 소설가가 소설 밖에서 건네는 산문이라는 점에서도 독자의 호기심을 끈다. 작품 속 인물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완성된 소설이 아니라 그 소설을 향해 가는 시간을 들려주는 책이다. 고등학교 기숙사의 인연에서 시작해 문학의 동료로 이어진 두 사람의 기록은, 글을 쓰는 일과 우정을 지키는 일이 어떻게 서로를 견디게 하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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