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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영화 세계를 각본으로 다시 읽는 시간, 『박찬욱 각본 컬렉션』 출간(박찬욱, 을유문화사)

을유문화사가 박찬욱 감독의 대표작 아홉 편을 담은 각본 선집을 출간하며 그의 작품 세계를 활자로 조명한다.

장세환2026년 6월 25일 오후 5:46
8
박찬욱 각본 컬렉션 - 전9권
📖 도서 정보

박찬욱 각본 컬렉션 - 전9권

저자
박찬욱
출판사
을유문화사
발행일
2026-07-10
ISBN
9788932476216
정가
137,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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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영화 세계를 각본으로 다시 읽는 시간, 『박찬욱 각본 컬렉션』 출간(박찬욱, 을유문화사)출판사 제공

영화는 스크린 위에서 완성되지만, 그 출발점에는 장면과 대사, 침묵과 동선을 품은 각본이 있다. 을유문화사가 『박찬욱 각본 컬렉션』 전 9권을 출간했다. 이 선집은 21세기 한국 영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데 큰 역할을 한 감독 박찬욱의 작품 세계를 망라한 각본 모음으로, 그의 대표작 아홉 편의 각본을 담았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강렬한 이미지와 치밀한 미장센으로 자주 이야기된다. 그러나 각본을 읽는 경험은 화면으로 지나간 장면을 다른 속도로 다시 만나게 한다. 배우의 표정과 카메라의 움직임으로 기억했던 순간이 활자로 놓이면, 인물의 말과 침묵, 장면의 전환과 구조가 더 또렷하게 보인다. 각본집은 영화를 다시 보는 책이 아니라,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의 설계도를 읽는 일에 가깝다.

이번 컬렉션이 전 9권으로 구성된다는 점은 박찬욱 영화 세계의 폭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은 장르적 쾌감과 윤리적 질문, 아름다움과 폭력, 욕망과 죄책감, 복수와 애도의 정서를 함께 품어 왔다. 각본은 그 복합적인 세계가 어떤 문장과 장면 배열에서 출발했는지 확인하게 한다. 특히 국내 관객에게 익숙한 작품들이 각본의 형태로 다시 묶인다는 점에서 영화 팬과 연구자 모두에게 의미 있는 자료가 된다.

각본은 영화보다 친절하지 않을 수 있다. 음악도 없고 배우의 얼굴도 없으며, 완성된 화면의 압도감도 없다. 대신 그 빈자리에서 독자는 장면을 상상하고, 문장의 리듬과 구조를 직접 따라가게 된다. 박찬욱 영화의 특징인 긴장과 유머, 아이러니와 감각적 구성이 활자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읽는 일은 또 다른 관람이 된다.

제공된 자료에는 수록작 전체 목록이 제시되어 있지 않지만, 대표작 아홉 편의 각본이 한 선집으로 묶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출간의 의미는 크다. 한국 영화가 세계 영화계에서 주목받아 온 과정에서 박찬욱의 이름은 중요한 좌표였다. 『박찬욱 각본 컬렉션』은 그 좌표를 스크린이 아닌 책의 형태로 보존하고 확장한다.

이 컬렉션은 영화의 감동을 소장하려는 독자에게는 기념비적 세트가 되고, 창작자에게는 장면을 설계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텍스트가 된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남는 것은 이미지뿐만이 아니다. 처음 그 세계를 열었던 문장들이 있다. 이번 선집은 바로 그 문장들로 박찬욱의 영화 세계를 다시 걷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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